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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3조원 재정 지원..결국 증세로 돌아오나

[세종=이데일리 피용익 기자]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인건비 3조원을 재정에서 직접 지원키로 했다. 하지만 미봉책이란 비판도 나온다. 내년 이후에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정부의 부담도 갈수록 커진다는 점에서다. 정부의 재정 부담은 결국 증세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가 16일 발표한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 지원대책’의 핵심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지원이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 평균(7.4%)을 상회하는 추가적인 최저임금 인상분을 예산 등을 포함한 재정에서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30인 미만을 고용하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할 경우 3조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정부는 추산했다.이를 월(月) 단위로 환산하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액 월 22만 1540원(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시간당 1060원) 중 정부가 월 12만 1475원(시간당 581원) 가량의 인건비를 직접 지원한다.

다만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기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특히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기 위해선 내년 이후에도 최저임금 두자릿수 인상이 불가피하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내년 이후에도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답했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각종 복지공약 이행에 필요한 예산이 점점 늘어나고 있어 재정건전성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재정 지원은 공약에도 없던 내용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공약에 필요한 재원 마련 방안으로 재정개혁(112조원)과 세입개혁(66조원)을 내세웠다. 그러나 재정개혁 중 92조원은 재량지출 절감이라 손대기 쉽지 않다. 세입개혁 역시 증세를 하지 않고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상공인과 영세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인상 부담 때문에 고용을 줄이거나 인건비를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면서 “따라서 정부가 이들 기업을 지원해주는 것은 고용과 물가 안정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맞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다만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할 때까지 앞으로 몇년간 정부가 계속 지원하려면 중장기적으론 재정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재정 소요는 점점 늘어나는데 성장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결국 세수를 확대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증세 가능성을 언급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16.4% 오른 7천530원으로 결정되면서 소상공인, 영세 자영업자의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종각 인근 식당에 붙은 구인광고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