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레저 > 여행.레저

[기자수첩] '임시' 아닌 '법'으로 휴일 보장해야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3주 남은 역대 최장의 황금연휴가 주말 인터넷을 달궜다. 해외여행객의 증가부터 국내 관광지 바가지 상혼까지 궁금한 게 많다. 9월29일부터 10월9일까지 열흘간 경제적 효과만 5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은 국내 여행을 크게 늘릴 것이라는 게 정부의 낙관적 예상이다. 지난해 5월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면서 고궁 입장객 수는 지난해 대비 70%, 야구장은 43.9%, 전국 고속도로 통행량은 8.6%, 철도 탑승자 수는 8.5% 각각 늘어났다는 점을 증거로 내세웠다. 또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2% 늘었고, 카드 국내 승인액도 전년 동월 대비 22.7%나 불어났다. 여기에 공휴일이 하루 증가하면 국내 여행 지출이 400억원이 넘는다는 연구보고서도 덧붙였다. 내수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한가지 우리가 잊은 사실이 있다. 우리나라는 휴일에 관한 법이 없다. 법이 아니라 노사합의로 쉬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휴일에 관한 법률이 없는 나라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우리나라 휴일은 ‘관광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것이다. 적용대상은 공무원이나 학교 공공기관 등 뿐이다. 열흘간의 휴가가 그림의 떡이라고 불만을 내놓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근로자들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일을 쉴 뿐이다. 근로기준법 제55조(휴일)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일요일이 아닌 어느 날을 정해서 쉬게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이다.

심지어 국경일조차 공휴일이 법으로 보장된 것이 아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은 조문이 2개 뿐인데 2조에 “국경일은 다음 각 호와 같다”며 “1. 3·1절: 3월 1일, 2. 제헌절: 7월 17일, 3. 광복절: 8월 15일, 4. 개천절: 10월 3일, 5. 한글날: 10월 9일”로 정하고 있을 따름이다. 지난 국회에서 임시공휴일 등의 휴일을 전국민이 동등하게 누릴 수 있는 내용을 담은 법들이 발의했지만 기업 부담 등 반대 논리로 관련 법안을 폐기했다. 20대 국회에서도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국민은 ‘임시’가 아닌 ‘법’으로 확실히 보장한 휴일을 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한 ‘쉼표가 있는 삶’은 여기서부터 시작해야한다. 열흘간의 파티가 공무원이나 즐길 휴식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