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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23년 전 '오치균'의 마음을 뺏은 아이…오치균 '첫돌'

1994년 작
사람 뺀 풍경 그린 작가의 드문 인물화
개인전 '로드무비'에 홍일점으로 걸어
물감 뭉개 바르는 손가락화법 옛 버전
오치균 ‘첫돌’(사진=노화랑)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다른 건 몰라도 ‘산타페’ ‘사북’ ‘감’은 안다. 모든 게 아득히 멀어지는 이국의 거리에 뿌렸던 시선은 모진 겨울바람을 온몸으로 견뎌내는 탄광촌에 머물다가 감물 뚝뚝 떨어지는 시골 앞마당으로 옮겨 왔더랬다.

국내 생존작가 중 잘 팔렸기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서양화가 오치균(62) 얘기다. 그의 그림은 늘 어디론가 떠나는 일이었다. 사람은 빼버린, 처음부터 없었던 듯, 그래서 더 쓸쓸한 풍경.

그런 작가가 이런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첫돌’(First Birthday·1994)은 그의 작품 중 드문 인물화다. 손가락으로 물감을 덕지덕지 바르고 뭉개, 곧 튀어나올 듯한 질감을 내는 화법은 연원이 있었다.

이젠 스물넷이 됐을 아이의 인생여정까지 더듬으려 했나. ‘로드무비’란 전시타이틀에 따라나선 이 한 점에 마음이 쓰인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노화랑서 여는 개인전 ‘로드무비’(Road Movi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릭. 76×51㎝. 작가 소장. 노화랑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