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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판호 지연에 韓게임사 해외전략 수정..'더이상 못기다려'

넷마블, 이번 달 美캘리포니아서 북미향 레볼루션 선봬
엔씨, 레드나이츠 해외출시 중단..리니지M 대만 계획만
위메이드·웹젠 등은 현지개발사에 IP 제공..서비스 일임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중국 정부의 신규 판호 승인 지연으로 한국 게임업체들의 해외 진출전략이 전면 수정되고 있다. 판호는 일종의 허가권으로, 중국에서 게임이나 영상, 출판물을 유통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251270)는 올해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을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미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트위치콘 2017’에서 북미향 레볼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트위치콘은 게임 전문 온라인 방송 플랫폼 트위치가 지난 2015년부터 진행해 온 컨벤션으로, 온라인 공간에서의 유명 게임 개인방송 진행자들과 게임 커뮤니티가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이 자리에서 넷마블은 현장 방문객들을 위한 시연기기 100여대를 준비하고 행사기간 동안 주요 콘텐츠인 요새전도 진행하기로 했다.

넷마블은 지난 6월 태국과 대만,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11개국에 레볼루션을 선보인 데 이어 8월에 일본에서도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연내 중국에서도 현지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북미와 유럽에서 먼저 출시하기로 계획을 변경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 레볼루션의 판호를 신청했으며 통상 소요되는 6개월을 이미 훌쩍 넘겼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북미 버전 포스터. 현지 기호에 맞춰 휴먼종족 캐릭터(맨 왼쪽 남성)의 디자인을 변경했다. 넷마블 제공
엔씨소프트(036570)는 지난 1분기 판호를 신청한 모바일 RPG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중국 출시 계획이 지연되면서 ‘리니지M’의 대만 출시에 더 집중하고 있다. 엔씨는 중국 알파게임즈와 현지 서비스 계약을 맺고 1분기 판호 신청과 현지 사전예약까지 진행했으나 현재는 모든 절차를 중단했다.

레드나이츠는 지난해 12월 한국과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브루나이 등 12개국에 동시 출시된 뒤 새로 출시된 국가가 없다.

엔씨 관계자는 “이번 달 10일부터 리니지M의 대만 현지 사전예약을 받고 있으며 추가 출시 계획은 없다”며 “중국에서는 판호 승인이 없다면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도 진행할 수 없다. 기업 마음대로 출시 일정을 잡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중국 정부의 한국산 게임 판호 발급은 올해 총 6건으로, 지난 3월2일 승인된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창전왕자’를 마지막으로 추가 승인된 게임은 없다. 그라비티는 지난 1월 ‘라그나로크 모바일 MMORPG(중국명 선경전설RO:영원한 사랑 수호)’의 판호를 약 10개월 만에 받았으나, 올초 신청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재출시버전은 일정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다.

이에 따라 위메이드(112040)엔터테인먼트나 웹젠(069080) 등 일부 기업들은 IP(지식재산권)만 제공하고 중국 게임개발사에 서비스를 일임하는 형태로 현지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 웹젠의 ‘뮤’ IP를 바탕으로 개발된 HTML5 게임 ‘대천사지검H5’은 지난 9월 말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중국 정부가 신규 게임에 대해서만 유통을 제한하고 있어 다행이라는 평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나 넥슨의 ‘던전앤파이터’는 여전히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일단은 신규 게임에 대해서만 제한하고 있는데 기존에 중국에서 출시된 게임들에도 제재를 가할 경우 국내 업체들의 타격이 엄청나게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중국 제휴사 알파게임즈가 선보인 ‘리니지 레드나이츠’ 중국 이미지. 엔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