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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 12일 재개…삼성, 박근혜·최순실 증인 확보 총력

박근혜·최순실 공모여부 및 부정한 청탁 실체 여부가 쟁점
안종범·김영한 수첩 증거능력·‘묵시적 청탁’ 실체 공방 예고
박원오 朴재판서 "박상진이 VIP가 말 사주라했다"고 증언
삼성 무죄입증 핵심 증인 박근혜·최순실 신문 관철에 총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재판이 추석 연휴 직후인 12일부터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간다. 각각 ‘전부 유죄’와 ‘전부 무죄’를 주장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삼성 측의 치열한 법리 싸움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는 오는 12일 첫 공판을 시작으로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을 본격 시작한다. 1심에서 주요 증인에 대한 신문이 이뤄진 만큼 항소심에선 특검과 삼성 측 모두 법리 공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달 세 차례 진행되는 프레젠테이션 공방에선 양측이 주요 쟁점을 두고 적극적인 법리 주장을 펼 예정이다. 항소 이유를 간략히 밝히는 절차를 시작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모 여부, 부정한 청탁의 실체 등을 거센 입씨름이 예상된다.

◇ 안종범 김영한 업무수첩 증거력 다툴 듯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관계는 승마 지원 등 일반 뇌물죄 범죄 성립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다. 대법원 판례는 대통령 관련 포괄적 뇌물죄에 대해 단순히 돈이 전달된 것만 확인되면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행정수반으로서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고려한 판결이다.

삼성이 승마 지원 명목으로 최씨 측에 자금이 건네진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삼성으로선 뇌물죄 성립을 피하기 위해선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1심에서 박 전 대통령의 공모를 입증한 핵심 증거는 안종범 전 경제수석의 수첩이었다. 수첩엔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을 단독 면담한 후 안 전 수석에게 승마와 관련된 여러 지시를 한 정황이 적혀 있다.

아울러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수첩도 핵심증거였다. 김 전 수석의 업무수첩에는 ‘삼성 승계 모니터링’이라고 적혀 있다.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삼성 승계 문제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됐다.

삼성 측은 항소심에서 이들 수첩에 대한 작성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증거능력을 무위로 돌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1심에서 간접증거로 채택한 이들 수첩에 대한 증거능력 인정 여부는 항소심 승패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 ‘묵시적 청탁’ 실체두고 공방 예고

‘부정한 청탁’의 실체를 두고도 특검과 삼성 측의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르·K스포츠재단,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과 관련해 적용된 제3자 뇌물죄 논리에선 ‘부정한 청탁’의 여부가 범죄 성립의 핵심이다.

1심은 경영권 승계 작업에 대한 이 부회장의 묵시적인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삼성 측은 ‘묵시적 청탁’의 실체가 없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삼성으로선 ‘묵시적 청탁’이 없었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선 △경영권 승계 작업이 없었고 △박 전 대통령이 승계 작업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재판부를 설득시켜야 한다.

양측은 항소심에서도 법리 공방 외에도 증인신문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승마지원의 핵심 증인인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에 대한 증인신문이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측은 지난달 28일 진행된 공판준비기일에서 박 전 전무 등에 대한 증인신청을 했다. 당시 특검은 “이미 1심과 다른 재판에서 충분히 신문이 진행된 만큼 추가 신문은 필요없다”고 반대했다. 결국 재판부는 증인채택 여부를 추후에 결론내기로 했다.

◇ 삼성 박근혜·최순실 증인신문 관철 총력

하지만 지난달 29일 박 전 전무가 박 전 대통령 재판에서의 증언으로상황이 뒤바꼈다. 그는 당시 재판에서 “(승마협회장이던)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으로부터 ‘VIP(대통령)가 말을 사주라고 한 것이다. 세상에 알려지면 탄핵감이다. 당신도 입 다물고 있어라’라는 말을 들었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그동안의 특검 조사와 다른 재판에서 공개되지 않은 첫 내용이었다. 박 전 전무의 증언대로라면 이는 박 전 대통령이 승마지원에 대해 최씨와 공모했고, 이를 삼성이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증언이 공개된 상황에서 특검도 박 전 전무의 증인소환을 반대할 이유가 사라졌다. 반면 삼성으로선 박 전 전무를 불러 그의 증언의 신빙성을 줄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으로선 아울러 무죄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선 위해선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증인신문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두 사람이 증언대에 설 경우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승계 작업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이끌어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앞서 1심에서 각각 불출석과 증언거부를 했다. 이들이 그동안의 마음을 바꿔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에 나와 출석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삼성 측이 최후의 수단으로 국외재산도피죄에 대한 위헌성을 다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국외재산도피죄 액수가 50억원이 넘어가면 ‘징역 10년 이상’의 형에 처하게 돼 있다. 앞서 지난 2007년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재산 국외도피범에 대한 가중처벌법 조항은 지나치게 포괄적이어서 위헌 소지가 있다”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