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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th W페스타]최명화 대표 '찌질해도 괜찮아..버텨보자'

내 인생의 느낌표①
최명화앤파트너스·CMO캠퍼스 대표
나는 마케터..사람을 성장시키고 함께 나누는 일 하겠다
밸런스 아닌 일 중심 융합 필요..돈으로 살수 있는 것 사라
젖은 낙엽처럼 성공·실패 포용하며 삐질삐질 가자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솔직히 나는 찌질한 면이 많다. 후회도 많이 한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질퍽거린다. 작은 고민에도 예민해서 잠을 잘 설치고, 소화불량이 되곤 한다. 다만 실수하거나 못난 짓을 해도 저 자신을 위로하려고 한다. 나는 약한 사람이다.”

참 의외였다. 당당하고 똑부러지는 밝은 이미지의 최명화 대표 스스로 밝힌 자기소개다. 마케터로서 여성 최초의 수식어를 달며 LG 두산 현대차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임원을 지냈다.

그는 있는 척 하지도, 멋져 보이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내가 약한 사람임을 잘 알고 자신을 들여다보며 위로의 시간을 많이 갖는다고 했다.

최명화 대표는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으로 살기로 맘 먹고 지난해부터 여성 마케터 리더 양성을 위한 CMO캠퍼스와 최명화앤파트너스 대표를 맡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9월부터는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 강의도 나간다.

최명화 최명화앤파트너스 대표가 18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사다리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다리랩은 창업지원의 주요 역할을 맡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나는 마케터다. 그릇은 변하지만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대기업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적인(Public) 일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마케터로서 잘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자신을 마케터로 정의내린 그녀. 마케팅의 본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있다고 믿는다.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더 빠르게 변할수록 착하고 인간적인 브랜드에 열광하는 만큼 실수를 인정하고 진정 소통할 줄 아는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같은 맥락에서 그녀는 앞으로도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기보다 더 많은 사람을 성장시키고,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임팩트를 주고 받고 싶다. 실제 서강대 교수로 일하며 벤처와 중견기업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뷰 장소로 택한 사다리랩 역시 서강대 창업 지원의 핵심이다.

지금껏 인생 최고의 순간을 묻자 “잘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과정 자체가 보상(The journey is reward)이라는 그녀에게 어떤 한 순간보다 과정 자체가 리워드(보상)인 셈이다. 같이 어울리는 동료들,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과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여성들에게 일과 삶의 밸런스를 찾지 말라는 조언도 인상적이다. 일도 가정도 다 잘하고 싶겠지만, 전업주부를 포기하고 택한 ‘일’임을 명심하고 일 중심으로 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명화 최명화앤파트너스 대표가 18일 서울 마포구 서강대 사다리랩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최명화 대표는 “전업주부로 아이를 잘 기르는 것은 보통 힘들고 위대한 일이 아니다. 그 중요한 일을 포기하고 나온 만큼 일하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며 “일과 삶의 밸런스를 찾을 게 아니라 일을 중심으로 삶을 융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해 많이 칭찬하고, 돕고, 진정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여성은 남성과 매우 다르다. 조직생활에 있어 여성의 수평적인 관계 지향성이 꼭 유리하지만은 않을 때가 있다. 여성의 강점은 남성에 비해 훨씬 더 정직하고 성실하고 전문적이며, 끈기와 인내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수평적 관계 지향성 때문에 상황이 불확실하거나 불투명한 미래, 리스크가 클 때는 상황 자체를 두려워하거나 당황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이런 것을 보완해야 한다.”

특히 여성의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모성애에서 기반하는 만큼 조직의 위험에 대해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을 사라는 매우 현실적인 조언도 유용하다. 그녀는 “일단 그라운드에 남아있어야 똥볼을 차더라도 찰 수 있다. 버티는 게 필요하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으로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해결하며 미래와 트레이드 오프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명화 대표는 자신은 약하지만 배우자와 많은 대화를 통해 감정 출구를 찾는다고 했다. 특히 최근 사는게 너무 힘들고 지쳐 서로에게 뾰족해진 젊은 부부들에게 서로의 생활을 잘 아는 것 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조언했다.

“인생은 굉장히 긴 고달픈 게임이다. 내가 강하다고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 스스로를 과신하거나 맹목적인 ‘I can do it’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다 결국 어느날 부러지고 만다.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내가 지쳐서 나가 떨어지는 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것은 70년대에 끝난 패러다임이다. 젖은 낙엽처럼 성공과 실패를 포용하고 버티면서 삐질삐질 갈 생각을 해라.”

최명화 대표는 10월 25일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제 6회 이데일리 W페스타(세계여성포럼 2017)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줄 계획이다. 최 대표는 Scene3 느낌표(!) ‘최선을 다할 때 우리가 빛난다’에서 자신만의 노하우와 경험들을 풀어낸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www.wwef.or.kr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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