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 기업 > 전자

[줌인] 中 화웨이의 약진 '경쟁자는 애플'…삼성은 없었다

네트워크 사업은 삼성전자 10배 이상 규모
스마트폰 첫 출시 6년만에 세계 3위 등극
원격 의료 등 스마트시티 분야 선제 투자
화웨이는 선전 본사 내에는 스마트시티 전시관을 마련하고 원격 의료와 스마트 정부, 스마트철도, 스마트 그리드 등 다양한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화웨이의 스마트철도 모습.
[글·사진=선전(중국)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스마트폰에선 애플,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선 노키아와 에릭슨이 우리의 경쟁자입니다.”

지난 1월 말, ‘초 혁신시대, 한국 산업의 미래는’ 기획 시리즈 취재를 위해 떠난 중국 선전 출장에서 세계 3위 스마트폰 업체인 화웨이의 선전시 룽강구 본사를 찾았다. 본사에서 만난 ICT 솔루션 책임자는 화웨이의 경쟁업체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당연히 삼성전자(005930)를 거론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그의 입에서 삼성이란 단어는 끝내 나오지 않았다.

선전 중심지에서 차로 40분 가량 걸려 도착한 화웨이 본사는 서울 여의도 면적에 버금가는 약 200만㎡(60만 5000평) 대지 위에 A~K까지 모두 11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약 4만 명의 임직원 중 60% 가량은 R&D(연구개발) 인력이다. 거대한 본사 내부에선 각 구역을 오가는 셔틀버스들이 쉴새 없이 직원들을 실어 날랐다. 그리스 이오닉 건축 양식으로 지은 트레이닝센터에선 신입사원은 물론 전 세계 임직원들이 중국어 및 영어 동시 통역으로 이뤄지는 교육을 받는다. 또 대형 커튼월로 마감된 최첨단 연구동에서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인재들이 외부로 나가지 않고도 모든 생활이 가능한 완벽한 시설 안에서 근무하고 있다.

삼성전자보다 18년 늦은 지난 1987년, 런 정페이(任正非) 창립한 화웨이는 불과 30년 만에 전 세계 170여개 국에서 18만명의 임직원을 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화웨이는 한 해 매출이 5216억 위안(약 90조원·2016년 기준)에 달하고, 지난 10년간 R&D비용으로 3130억 위안(약 54조원)을 투자하며 거침없는 약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무려 8만명에 달하는 전 세계 R&D 인력을 고용해 15곳의 R&D센터, 36개 공동혁신센터, 45개 교육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런 과감한 R&D 투자를 바탕으로 화웨이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제네바 본부가 발표하는 국제특허 신청 건수에서 2014년과 2015년은 각 3442건, 3898건으로 2년 연속 세계 1위에 올랐다. 또 2016년에도 3692건으로 세계 2위를 차지했다.

화웨이는 한국에선 스마트폰 제조사로만 알려져 있지만 △캐리어 비즈니스(유·무선 네트워크) △컨슈머 비즈니스(모바일 디바이스)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ICT 인프라) 등 3개 사업부로 운영되고 있다.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캐리어 비즈니스가 가장 비중이 큰 분야다. 유·무선 전송망 및 코어망, 데이터 통신,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통해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화웨이 서비스를 이용한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이 약 3조 7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10배가 훨씬 넘는 규모다.

화웨이는 이런 캐리어 비즈니스를 발판으로 스마트폰과 ICT 인프라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애플을 바짝 추격하고 있는 스마트폰 분야의 경우 2011년 첫 제품을 출시한 지 불과 4년 만인 2015년 연간 출하량 1억 대를 돌파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 10.8%로 삼성전자(21.9%)와 애플(15.2%)에 이어 세계 3위(중국 내수 1위)에 올랐다.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는 화웨이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지만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이 결합한 스마트시티(Smart City)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삼아 집중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IT·전자박람회 ‘CES 2018’의 화두도 바로 스마트시티였다.

화웨이는 본사 내부에 대규모 스마트시티 전시관을 마련하고 다양한 관련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이 중 원격 의료 분야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한국에서는 엄격한 의료 및 개인정보 수집·활용 등의 규제 탓에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어, 세계 시장을 선점 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