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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한달 후 `생사` 판가름..노조 "인력감축 안돼, 내일 상경투쟁"

한달 내 노사확약서 제출…넘길 시 법정관리
노조 14일 상경투쟁 예고하며 강경 반발 중
"고정비 감축, 인력 감축 의미 아냐" 설득 총력
[이데일리 이서윤 기자]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STX조선해양의 생존을 위한 열쇠가 노조의 손에 쥐어졌다. 정부가 회생의 조건으로 내달 9일까지 고강도 구조조정에 대한 노사확약서를 제출하라고 결정하면서 사실상 노조와의 타협이 결정적 관문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반대 입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어 그나마 얻은 생존의 기회를 다시 놓칠 수 있다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STX조선해양에 제시한 구조조정안은 인력감축을 포함한 고정비 40% 감축 및 추가적인 구조조정 방안 마련이다. 내달 9일까지 관련해 노사확약서를 제출해야하며, 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 정부는 STX조선해양에 대해 법정관리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반발 “14일 상경투쟁, 장기집회 적극 검토”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지난 8일 정부가 이같은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중견조선소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 직후 즉각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청산 목적이 명확해 보이는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와 STX조선해양의 고강도 인원 감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지부 관계자는 “성동조선과 STX조선은 이미 채권단의 요구로 1000명이 넘는 조합원들을 각 700명 정도로 줄였고 임금 10% 삭감과 각종 사내 복지 축소, 조합원 휴업 등 노조가 할 수 있는 양보는 다 했다”며 “그러나 돌아온 것은 고강도 인원 삭감과 청산을 위한 법정관리였으며 금속노조는 그 어느 것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입장은 직접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지부는 오는 14일 청와대와 STX조선해양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 앞에서 항의방문과 함께 상경집회를 열 예정이다. 추후 지부 인원을 나눠 각 거점별로 장기 농성 투쟁도 계획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2013년 3600명 수준이었던 STX조선해양의 임직원수는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현재 1300여명으로 줄어들었다”며 “정부의 요구대로 40% 감축을 진행하려면 540명 정도를 줄여야하는데 사무직이나 기술직이 아닌 주로 생산직이 주 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되면 생산직만 많게는 75%가 줄이겠다는 것으로, 소위 비정규 공장화하려는 것”이라며 “기술 노하우가 중요한 조선업의 특징상 기술경쟁력 상실은 불보듯 뻔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채권단도 단호한 입장…속타는 회사

산업은행의 입장 역시 단호하다. 2013년 4월 자율협약 이후로 채권단이 STX조선해양에 쏟아부은 지원액만 7조9000억원(여신 1조원·출자전환 6조9000억원)에 이른다. 최근 좀비기업에 혈세를 낭비한다는 국민적 여론에 따라 더 이상 처지를 봐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함께 실사를 진행했던 성동조선해양의 경우 법정관리를 결정한 상황이기도 하다.

채권단과 노조 사이에서 속이 타는 것은 결국 STX조선해양이다. 회사 관계자는 “고정비 40% 감축과 추가적인 방안 마련에 대해 이미 정부에서 발표한 것이기 때문에 산업은행 쪽에서도 다른 추가적 논의를 통해 조정할 여지가 없다고 못 박았다”며 “결과적으로 회사측은 고정비 축소가 무조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지 않고 최대한 직원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노조를 적극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구조조정 방안은 자산을 매각하는 것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STX조선해양은 산업은행 측에 RG발급에 대한 유연성 확보를 적극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즉 RG발급을 노사확약서 제출 전에도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것. 앞선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의 안은 삼성KPMG 컨설팅 결과 보수적으로 제시된 수치”라며 “RG발급이 좀 더 유연하게 진행되면 수주도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구조조정의 강도도 다소 완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