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IT > IT/과학 > IT/인터넷

창조경제혁신센터, ‘창조’ 이름 함부로 못지운다

과학기술기본법 시행령 바꿔야 가능
예산 지원 근거..최순실 논란 속에서도 국회 예산은 증가
업계 "김대중 정부 이후 간만의 벤처 지원 유지돼야"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박근혜 대통령 파면 이후 삼성·현대차·SK·LG·롯데·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요 16개 기업이 스타트업 지원 등을 목적으로 총 7227억원을 출자해 2014년 9월부터 전국 18곳에 설립·운영 중인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존립을 걱정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름을 함부로 바꾸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들이 ‘창조’ 흔적을 지우고 싶어도 시행령 개정을 해야 가능한 것이다.

업계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이름을 ‘창업혁신센터’ 등으로 바꿔도, 김대중 정부 이후 간만에 불기 시작한 스타트업(초기벤처) 지원을 포기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과학기술기본법과 동법 시행령을 통해 설립 및 예산 지원 등의 근거를 갖고 있다. 과학기술기본법(제16조의4제3항)에 따라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위탁받은 공무수행사인에 해당하고, 동법 시행령(제24조의3)에 따라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이름으로 정부가 기술창업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전담기관으로 지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정부나 지자체에서 예산 지원을 받으려면 이름을 바꿀 수 없는 셈이다.

최근 삼성이 제일모직 부지에 만들려던 대구 단지 명칭을 ‘삼성창조혁신단지’에서 ‘삼성크리에이티브 캠퍼스’로 바꿨지만, 창조경제혁신센터 자체 이름을 바꾸지 못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과학기술기본법을 근거로 올해 국회에서 예산을 436억5000만원 배정받았다.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 속에서도 지난해 318억6000만원보다 37% 증가한 것이다.

2015년 5월 11일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과 관계자들이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최문순 강원도지사, 박근혜 대통령, 김상헌 네이버 대표다.
박근혜 대통령과 원희룡 제주지사,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이 2015년 6월 26일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다만, 국비외에 지방비는 다소 줄었다. 지자체별로 지방비 예산 지원이 다른 것은 각 센터들이 현지 기업이나 대학과 네트워킹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나 지방 의회에선 곱지 않은 시선도 있기 때문이다.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운영비는 국비와 지방비에서 6:4 비율로 지원받는다. 기업들은 운영비를 지원하지 않는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강원이나 대구는 예산을 늘렸지만 나머지는 조금 줄였다”면서 “전남은 작년 말 올해 5월 추경예산 편성 때 확보해준다고 약속했고, 서울은 전액 삭감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관계자는 “미래부가 해체되든 그렇지 않든 창업과 벤처 육성만이 청년 고용 절벽을 해결해줄 유일한 대안”이라면서 “이런 공감대로 KT가 후원하는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공모에는 13명이 응모할 정도였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이름이 창업센터로 바뀌고 주무부처가 바뀌어도 새 정부와 지자체의 스타트업 지원을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 17개 시도의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와 후원 기업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