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레저 > 책.문학

아마존 '알렉사'·삼성 '빅스비'…음성 AI에 왜 매달리나

보이스 퍼스트 패러다임
강정수 외 9인│240쪽│아마존의나비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IT 최신 동향은 왜 죄다 외국어자료밖에 없는 거죠?” 이 같은 의문이 시작이었다고 했다. 스타트업 투자가·변호사·엔지니어·연구원 등 10명의 전문가로 구성한 공부모임인 ‘호모디지쿠스’가 책을 펴내게 된 계기란다.

‘기술이 한국사회와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 논의하는 이 모임은 올 초 결성했다. 첫 주제는 ‘음성 인공지능’(AI). 최근 애플의 시리와 삼성전자의 빅스비,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홈 등이 앞다퉈 음성 AI 스피커를 내놓은 데 주목했다. 문제는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한국어자료가 거의 없다는 것. 책은 “우리라도 책을 내자”는 다짐의 결과물인 셈이다.

책은 기업들이 왜 보이스 인공지능 사업에 뛰어드는지 분석하는 한편 미래시장에 대해서도 조망한다. 이들은 “자판과 터치의 시대가 가고 목소리로 움직이는 세상이 도래했다”고 봤다. 10년 전 아이폰의 탄생과 함께 시작한 ‘모바일 퍼스트’ 시대가 AI 스피커를 앞세운 ‘목소리의 시대’에 주도권을 내주게 될 거란 전망이다.

실례로 2007년 스마트폰의 등장을 꼽았다. 모바일 세상이 오자 컴퓨터가 작아지고 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것. 언제 어디서나 이메일을 주고받고 쇼핑과 예금·이체가 가능케 됐으며 카페에서도 자유롭게 사무실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모바일 시대는 세계의 산업 지형과 기업 순위를 뒤바꿔 놓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제는 손가락조차 까딱할 필요 없이 말로 사물을 제어할 수 있는 ‘보이스 퍼스트’ 시대가 불러올 지각변동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음성 AI가 화면의 제약에서 해방시킬 일상의 변화 말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아직 갈 길은 멀다. 가장 큰 숙제로 이용자 요청에 대한 답변의 정확성 향상을 꼽는다. 아직 시간·장소·상황 등 맥락을 정확히 이해하는 음성인식 기술은 없고 단답형 질문에만 답하는 수준이다. 다만 인공지능 운영체제 ‘사만다’와 남자 주인공이 교감하는 영화 ‘그녀’(Her·2013)의 일부 장면은 먼 미래 얘기가 아니란다. 이들은 “음성 AI는 삶의 양식을 바꿀 주요 기술이 될 거란 점은 분명하다”면서 “편리한 삶을 대가로 주변 사물로부터 관찰당하는 프라이버시 문제는 풀어야 할 중대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책을 시작으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기술변화를 지속적으로 토론하고 결과물을 내놓을 생각이란다. 세계 기업의 움직임과 우리 일상의 변화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쉽게 읽히고 흥미롭다. 벌써부터 다음 주제가 궁금해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