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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온 편지-브렉시트 위너는]①獨 프랑크푸르트, 법개정으로 유혹

브렉시트로 금융, 교육 허브 등으로 영국 런던의 매력이 감소하자 이 기능들을 대체할 곳으로 새로운 도시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민정 통신원이 브렉시트 이후 각광받는 도시 ①프랑크푸르트 ②암스테르담 ③더블린의 매력을 짚어봤습니다.[편집자주]

독일 프랑크푸루트
[런던=이민정 통신원] 작년6월 영국이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Brexit, 브렉시트)를 결정하자 영국, 특히 런던을 거점으로 유럽시장을 공략했던 글로벌 기업들이 발빠르게 사업전략 조정에 들어갔습니다. 브렉시트로 영국의 EU 단일 시장 접근이 불가능해지고 영국 내 EU 출신 근로자들의 고용이 어려워지면 굳이 런던에 유럽 본사를 두고 활동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죠. 무엇보다 런던에 있던 글로벌 금융기업들의 엑소더스가 거셉니다. 그렇다면 이들 금융기업들은 런던을 떠나 어디로 갈까요. 영국의 경제를 휘청거리게 만들고 미래마저 불확실하게 만든 브렉시트로 인해 반사이익을 누리는 곳은 어디일까요.

금융거래와 자문료 및 수수료 등 거래로 인한 부가적인 가치 생산, 인력 고용과 근로자들의 주택 구입, 소비, 세금 등으로 거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글로벌 금융기업 유치에 프랑스 파리, 독일 프랑크푸르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일랜드 더블린, 스페인 마드리드, 이탈리아 로마 등 유럽 주요 국가 수도가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습니다. 과연 브렉시트 결정 이후 약 1년 4개월이 흐른 지금 어느 곳이 이 싸움에서 승기를 잡고 있을까요.

우선 독일 프랑크푸르트가 브렉시트의 승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최근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영국에 들어와 있는 123개 금융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국이 브렉시트로 EU 단일시장 접근이 어려워질 경우 앞으로 수년간 이들 분야에서 약 1만개의 인력이 영국을 떠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크푸르트가 이들 인력이 옮겨가는 곳으로 가장 선호되는 곳으로 조사됐고요,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금융허브를 넘어 글로벌 금융허브로 거듭나려고 글로벌 기업 유치 및 인프라 확충 등 기반을 열심히 닦고 있던 참이었죠.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연합 회원국 가운데 유로화를 쓰는 국가들의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프랑크푸르트에 둥지를 튼 것에서 알 수 있듯 프랑크푸르트는 런던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금융도시라는 이미지만큼은 분명합니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이 유럽 경제 강국인데다 정치경제 분위기가 안정적이고 경제와 행정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금융기업들의 이전 고려 대상 1순위로 꼽이고 있었습니다. 여기에다 독일 정부와 프랑크푸르트가 있는 헤센주가 정리해고를 어렵게 만든 노동법에서 이들 금융기업을 예외로 두도록 법을 개정하겠다며 엄청난 당근책까지 내놓자 글로벌 금융기업들은 솔깃할 수 밖에 없습니다. 금융기업들은 프랑크푸르트로 옮기면 ECB와의 업무도 더욱 효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런던의 절반 정도로 낮은 사무실 임대료와 영어를 능숙하게 쓰는 고학력자들이 많으며 유럽 주요 도시를 오가는 비행편도 잘 연결돼 있는 것도 프랑크푸르트의 매력적인 요소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런던에 들어와있던 모건스탠리, 시티은행, 스탠더드차터드가 프랑크푸르트를 새로운 유럽 거점으로 선택했으며 골드만삭스와 UBS는 독일 지사 인력을 수천명 가량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스미모트 은행, 노무라홀딩스 등도 프랑크푸르트 지사를 확충하거나 새로 만드는 방식 등으로 런던 인력을 프랑크푸르트로 옮기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로이즈은행 등 런던에 근거지를 둔 영국 은행들도 런던이 더 이상 유럽 금융허브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을 대비해 프랑크푸르트 등에 지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고요. 이들 글로벌 기업들이 프랑크푸르트로 오면 이전하는 인력을 제외하고 프랑크푸르트에 새로 생산되는 뱅킹 분야 인력도 1만명 늘고, 관련된 업무에서 프랑크푸르트와 인근 라인만 지역에서 신규 고용 창출도 8만8000개에 달할 것으로 WHU-Otto Belsheim 경영대학은 분석했습니다.

런던을 떠나 프랑크푸르트로 오는 이들 금융인들로 인해 프랑크푸르트의 건설 붐과 경기 활성화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당초 브렉시트 결정 당시 전망치보다 더 많은 인력이 런던에서 프랑크푸르트로 올 수 있다는 새로운 분석들이 속속 나오면서 주택 공급이 몰려드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집값 상승도 전망되고 있습니다. 도이체방크는 브렉시트로 프랑크푸르트 집값이 12% 정도 오를 것으로 점쳤고요. 런던 주택시장이 도시를 빠져나오는 인력들이 크게 기여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극명한 차이죠. 최근 영국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RICS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8월 런던 주택 가격 지수는 마이너스(-) 56을 기록했습니다. 조사 응답자 가운데 8월 집값 하락을 목격한 사람이 상승을 확인한 사람보다 56% 많았다는 뜻입니다.

프랑크푸르트는 인구 100만의 소도시며 금융기업들을 중심으로 고층 빌딩만 쭉 들어서 있는 대체로 따분하고 재미없는 도시 이미지가 굳어진 곳입니다. 그런데 브렉시트로 대규모 전문인력 유입, 이들의 생산과 소비 활동으로 인한 경제효과 기대에 새로운 활기를 띄고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가 과연 런던을 제치고 유럽의 금융허브로 우뚝 설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