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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팩트체크]③전력대란 오나.."8월 위기"

文·安 석탄화력 감축 공약 점검 결과
30% 이상 남아 평소엔 전력대란 無
겨울·여름 전력수요 급증세..8월 빠듯
미세먼지 잡다 노후아파트 정전 우려
폭염특보(기상특보)가 내린 가운데 지난해 8월 21일 서울 한강공원 여의도 마포대교 하부를 찾은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주말을 보내고 있다.(사진=이데일리 DB)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된 석탄화력 발전소에 대한 폐지 여부·시기는 전력수급 상황에 좌우될 전망이다. 문재인·안철수 대선캠프는 대규모 정전 사태(블랙아웃) 같은 전력대란이 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선 전력 수요가 매년 늘고 있는데 석탄화력·원전을 없애는 공약대로 가면 8월에 위기가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17일 문재인·안철수 대선캠프에 따르면, 문 후보의 △공정률 10% 미만 석탄화력 9기 원점 재검토 △4~5월 노후 석탄화력 전면 가동중단 공약, 안 후보의 △당진 에코파워 1·2호기 승인 취소 △미착공 석탄화력 4기의 친환경 발전소 전환 △11~4월 화력발전 가동률 하향조정(100→70%) 공약 등이 전력수급 관련 새로운 대책이다. 문 후보의 석탄화력 신규 건설 전면 중단 및 가동 30년이 지난 석탄화력 10기 조기 폐쇄 대책은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시행 중이다.

◇30% 이상 남아 평소엔 전력대란 無

양측 모두 이 같은 대책을 시행해도 전력수급에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측 김기식 정책특보는 “봄철은 전력(수요) 비수기인데다 이미 공급은 피크(최대 수요) 이상으로 많다”며 “석탄을 감축하면서 (쉬고 있는) LNG 발전 비율을 현행 40%에서 60%로 올리면 전력 확보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측 오정례 전문위원도 “6·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짤 때 수요 예측을 과다하게 했다”며 “승인 취소·가동률 하향 조정을 해도 전력공급에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력 공급은 남는 상황이다. 한전(015760)의 ‘전력통계속보’ 자료에 따르면 전력 예비율·예비력은 재작년 11월 17.9%(13215MW), 12월 15.4%(11909MW), 작년 1월 14.2%(11821MW), 작년 2월 17.2%(13789MW), 작년 3월 12.4%(9400MW), 작년 4월 30.8%(20280MW), 작년 5월 17.8%(12080MW)였다.

문 후보가 만약 석탄화력 9기를 당장 폐쇄할 경우 설비용량(7차 전력수급계획 기준)은 9050MW 줄어든다. 이는 최근 월별 전력 예비력보다 낮은 수준이다. 노후 발전소 폐기 등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산술적으로 계산할 경우 11~5월 석탄화력의 가동률을 줄이고 9기를 취소해도 전력수급에는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화력발전 업계 관계자도 “전체적으로 보면 전력대란 우려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별 전력 피크를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전력을 가장 많이 썼던 날은 8월12일이었다. 당시 전국의 발전소를 모두 가동했지만 예비력은 7212MW까지 떨어졌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안정적인 예비력은 4000MW 이상 수준이다. 석탄화력 3대(3000MW)만 정지·퇴출돼도 위기 상황으로 접어드는 상황인 셈이다.

게다가 일일 최대 전력수요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8월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최대전력수요가 역대 최대치인 8518만kW(8월12일)까지 치솟았다. 동계 기준 최대 전력수요는 2012년 7652만kW에서 2015년 8297만kW까지 꾸준히 상승하는 상황이다.

◇겨울·여름 전력수요 급증세..8월 빠듯

전력이 남는 수준인 예비율이 지난해 8월 전국의 모든 발전소를 가동했는데도 8.5%까지 떨어졌다. 한전, 전력거래소는 예비율이 5% 미만으로 가면 정전이 우려되는 비상 상황에 돌입하게 된다. 산술적으로 보면 석탄화력 3기 정도만 정지· 퇴출될 경우 평소에는 문제가 없지만 8월에는 전력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단위=%, 출처=한전·전력거래소]
이런 상황에서 만약 문 후보가 노후 발전소를 퇴출하면서 석탄화력 9기(9050MW)까지 당장 줄일 경우 전력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안 후보가 당진 에코파워 1·2호기(1160MW)를 비롯해 신고리 5·6호기(2800MW) 등 신규 원전까지 모두 중단할 경우 전력수급에 이상이 있을 수 있다. 한전은 전력수급이 비상상황(예비율 5% 미만)으로 가면 매뉴얼에 따라 아파트 등 주택용 전력부터 단계적으로 정전 조치를 하게 된다.

단계적 정전 조치가 없더라도 재건축 연한(30년)을 앞둔 노후 아파트의 경우 과부하로 변압기가 터지면서 정전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찜통더위가 심했던 지난해 8월 경기도 동두천시 아파트 1862가구, 의정부 아파트 300가구에서 정전이 나 선풍기조차 틀지 못했다. 고양시 아파트 5231가구에서도 정전이 발생했고 주민 15명이 엘리베이터에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두 후보의 전력 관련 공약에는 노후 아파트 입주민들이 겪는 정전 피해에 대한 대책은 없다.

전력 업계는 차기정부가 출범하면 이 같은 우려를 담아 전력수급 관련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익명을 요청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문재인·안철수 후보 공약과 관련해 “석탄화력·원전 관련 공약대로 가면 수급 측면에서 공급량이 모자를 수 있다”며 “차기정부가 출범하면 전력수급 관련해 협의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출처=문재인, 안철수 대선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