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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매에 넘겨진 유커 단골 관광호텔

논설 위원
중국 유커(遊客)의 방문이 급격히 줄면서 경영 어려움을 겪던 제주의 한 관광호텔이 결국 경매에 넘겨졌다고 한다. 제주시 연동의 10층짜리 이 호텔은 유커가 늘어남에 따라 한동안 재미를 보았으나 최근 사태가 악화되면서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한다. 소유주가 중국계이면서도 중국 사드보복의 피해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비록 하나의 사례에 불과하지만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무엇보다 중국의 처분만 바라보는 관광산업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사실이 거듭 확인됐다.

제주는 올 들어 유커 방문객이 전년에 비해 80%가량 줄어들면서 사실상 개점휴업인 호텔들이 수두룩하다고 한다. 비단 제주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닐 것이다. 그동안 유커를 겨냥해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서울 도심의 중소 호텔들도 파리만 날리는 곳이 허다한 실정이다. 롯데호텔이 지난 상반기 9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내는 등 특급호텔들도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면세점은 물론 백화점, 화장품점 등 관광객 업소들도 덩달아 죽을 쑤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업체들의 경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중국 정부는 유통업을 비롯해 제조·서비스·식품업 등 전방위로 우리 기업들을 옥죄는 중이다. 이마트가 현지 철수를 선언한 데 이어 롯데마트와 아모레퍼시픽 등이 사업체 매각 및 철수를 추진하는 게 하등 이상할 게 없다. 현대자동차도 현지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한때 협력업체 납품대금 결제 지연으로 공장 가동이 멈췄을 정도다. 이런 식이라면 우리 업체들이 과연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더구나 중국은 최근 자체 조달 확대와 가공무역 축소로 경제구조를 대폭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 어차피 사드보복이 아니라도 현지에서 더 이상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급적 빨리 새 활로를 찾아야 한다. 호텔과 면세점 등 관광업계는 관광객 다변화를 통해 유커 의존 구조에서 탈피해야 하며 유통·제조업체도 동남아 등 새로운 대체시장 개척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 정부가 미적대는 한·중 통화스와프 연장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연장해줄 기미가 보인다지만 계속 중국에 매달리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미국이나 일본과의 체결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