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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탈원전 우려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논설 위원
우리 원자력산업이 운명의 일주일을 맞았다. 일시 중단된 신고리원전 5·6호기 건설공사의 영구중단 여부를 결정할 공론화위원회의 보고서 제출시한이 오는 20일로 다가왔다. 정부는 공론화위의 권고안을 그대로 수용하겠다고 거듭 밝혔고, 문재인 대통령도 “어떤 결론이 나오든 정부는 그 결과를 존중해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엇갈리고 있어 공론화위 결정이 박빙으로 나타날 경우 마찰의 소지는 여전히 남게 된다. 이 판국에 반대 측이 공론화위 시민참여단에게 제공한 동영상에 오류가 다수 드러나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도 문제다. 시민참여단은 내일부터 2박3일의 합숙 종합토론에서 실시되는 3~4차 공론 조사를 통해 신고리 5·6호기의 명운을 판가름하게 된다.

문제의 동영상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사망자가 1368명이고 방사능으로 인한 사망자나 암 발생 환자는 파악 불가”라고 밝혔으나 한국원자력학회는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 당시 미국업체 벡텔에 지급한 300억원을 100배나 부풀려 3조원으로 적시하고 과학적 임상 근거 없이 원전 주변지역의 암 발생 증가율이 높다고 주장하는 등 상당한 부분에서 오류가 지적됐다.

시민참여단이 행여 근거없는 동영상 때문에 그릇된 판단을 내리지야 않겠지만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찮은 것이 사실이다. ‘원전 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원전사업자협회(WANO)총회의 다음달 경주 개최와 한국형 원전 모델의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 획득을 정부가 사실상 외면하는 것부터가 그렇다. “탈원전과 원전수출 지원은 완전 별개”라는 정부의 공언이 한낱 겉치레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서울공대 학생회는 “학문이 국가에 의해 버림받는 전례를 남기도록 좌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미국의 석학과 환경보호론자 21명도 원전 필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탈원전을 우려하는 국내외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탈원전이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긴 하나 더 이상 집착하다간 경제, 환경, 안보를 모두 놓치기 십상임을 명심해야 한다. 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지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