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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최저임금 결정방식 바꾸자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최저임금이 16.4% 오른 시급 7530원으로 결정된 지 1년여가 지난 시점에 후폭풍이 거세다.

상여금, 주거비 등 일부 임금항목을 최저임금의 산입범위에서 제외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에 대해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한국노총, 민주노총 모두 사회적 대화에 불참하고 있다. 경제사회노
사정위원회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위원 선정조차 하지 못하는 등 작동되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저임금법 개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민주당 지도부의 지방선거 유세현장을 찾아다니면서 거칠게 항의하고 있고, 특히 최저임금 합의를 주도한 민주당 원대대표가 집중적인 공격대상이 되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6월 말까지 결정해 정부에 제출해야 하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노동계 위원의 불참으로 회의가 열리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오른 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았지만 효과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국책연구기관인 노동연구원과 KDI의 분석 결과가 다르고 국제노동기구(ILO)의 전문가까지 가세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틀로서 최저임금을 3년 내에 시급 1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다. 그러나 지난 1분기 가계소득의 소득분배가 통계 수집이후 최악으로 나타나면서 최저임금인상 속도조절론이 정부 내에서도 제기되고, 야당은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소득주도성장을 짚어 보고 경제정책 운영 방향을 다시 설정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제도가 조직근로자 임금 결정의 지원수단으로 활용되는 드문 경우이다.

최저임금법이 제정된 것은 15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1986년이다. 법1조에 규정된 대로 임금의 최저 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 생활안정과 (생산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는)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위해 제정했다. 당시에는 노동조합이 순응적이었기 때문에 심의 과정에 노사대표가 참여하도록, 물가상승률, 임금 상승률 모두 높았기 때문에 매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으로 하였다. 실태조사에 근거하여 추정한 단신 근로자 생계비가 가장 중요한 준거였다.

민주화 이후 노동조합이 제 자리를 찾으면서 최저임금 심의 과정이 조직 근로자 임금 결정의 일부가 되었다. 최저임금의 결정이 임금교섭의 대리전이 되어 노동계 대표 혹은 사용자 대표가 최종 결정하는 자리에 불참하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제도 도입 초기 몇 년간은 임금교섭에 주는 과도한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최저임금 심의 절차를 연도 후반부로 옮기기도 하였다.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로 올해 4월까지 임금을 결정한 100인 이상 사업장 700여 곳의 임금 인상률은 5.6%로서, 2008년 이후 경제위기 직후 보전적으로 임금이 높게 인상된 년도들을 제외하면 가장 높았다. 타결이 안 된 사업체들은 올해 높아진 임금인상 요구에 임금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잡한 임금체계로 저임금근로자를 위한 제도가 고임금근로자의 높은 임금인상을 보장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전체 10% 근로자인 고소득자가 상당수인 노조가입 근로자들이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에 집착한다. 2016년 기준으로 연봉 6000만원이 높은 근로자 5만 명이 최저임금보다 낮은 급여를 받는 근로자로 분류됐다.

올해 고용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최저임금의 1차적 보호 대상자인 아르바이트생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격차가 확대됐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1분기 월평균임금 인상률은 대기업은 16.2%, 중소기업은 4.9%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주도성장을 이끌어 가는 전략을 재점검하고 무엇보다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노사대표가 참여하는 방식이 아닌 이해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정부나 국회가 결정하는 방식이 되어야 최저임금법의 도입 취지대로 저임금 근로자를 위한 제도로서 제 자리를 찾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