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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SOC 인프라 건설은 진정한 복지

"일자리 창출과 국민 생활의 질 높여주는 효과"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유주현 대한건설협회장] 새 정부가 국민과 나라를 위해 진심으로 선의의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가 충만한 것에 대해서 공감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와 정책적 뒷받침, 공정한 분배 체계 구축을 위한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은 좋은 방향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목적한 바와 달리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하는 쪽으로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제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추진 등에서 이미 부작용이 거론되고 있고, 결과적으로 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일자리를 줄이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복지 예산을 늘리기 위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삭감하는 것도 유사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 결국은 일자리를 없애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내년도 SOC 예산은 17조7000억원으로 올해 22조1000억원에 비해 20%가 줄었다. 이 같은 극단적인 삭감은 사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다. 이는 2004년 16조7000억원 이후 14년 만에 최저치에 해당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SOC 투자가 1조원 줄어들면 일자리는 1만4000여개가 없어진다. 내년처럼 SOC 예산이 4조원 이상 감소할 경우 한 해에 6만개에 가까운 일자리가 사라지는 셈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SOC 예산을 늘리는 것도 부족할 텐데도 무려 20%를 삭감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게다가 기획재정부는 향후 5년간 SOC 예산을 연평균 7.5% 감축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는 200만명이 종사하는 건설업 자체를 고사시키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세계 각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항상 등장하는 구호가 ‘일자리가 곧 복지’라는 것이다. 정부가 규제 혁파 등을 통해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결국 국민 개개인에게 가장 큰 복지를 제공하는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SOC 투자에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실 건설업만큼 ‘일자리 효자’도 없다. 건설 일자리 창출뿐 아니라 철물점·식당·소형 마트·트럭 운반 등을 활성화시켜 해당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그리고 건설업은 경제성장률에 기여하는 바도 크다. 지난해에도 경제 성장의 절반(56.6%) 이상을 건설투자가 뒷받침했고 올해도 2분기까지 경제 성장의 50%에 대해 건설 투자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내년 SOC 예산이 감소하면 0.3~0.5%포인트 정도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해 정부가 목표로 하는 ‘3%’ 달성도 불가능해질 것이 확실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 주도의 성장’ 에도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올해 70주년을 맞이한 건설업은 지금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올해 7월 국내 건설 수주액은 9조798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6% 급감했고, 이 중 공공부문 감소폭은 42.1%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SOC 예산까지 줄면 지방 중소업체를 필두로 전체 건설업계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시장도 지역별로 양극화하고 있어 일부 대도시를 빼면 지방에서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서울에서도 재건축과 재개발을 제외하면 더 이상 아파트를 지을 땅이 없어 수주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해외 시장도 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2014년 660억달러에 달하던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282억달러로 뚝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에 조금 나아지기는 했지만 기저효과일 뿐, 신흥국의 경기 부진이 계속되면서 공사 발주는 여전히 부진하다. 이 같은 상황인데도 정부가 SOC 예산을 갑작스럽게 감축하는 것은 우리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없다.

물론 건설업계가 담합이나 부실공사, 안전사고 등으로 많은 실망감을 준 것은 백배사죄하고 또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SOC사업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온당치 않다. SOC 투자와 복지정책은 상충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SOC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성장률을 올리는 것 역시 복지의 한 축이며, 저성장 국면을 돌파하는 긴요한 수단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