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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통토크]②심광일 주택건설협회 회장 '미니 재건축·해외진출, 중소 주택업체 새 먹거리'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심광일(63·사진)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석미건설 창업주로 주택업계에서 이론과 현장에 모두 박식한 베테랑으로 불린다. 유독 부침이 심한 주택업계에서 그가 항상 생각하는 것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먹거리다.

최근 그가 주목하는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다. ‘미니 재건축’이라고도 불리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기존 주거지의 도시기반시설을 유지하면서 용지 면적 1만㎡ 이하 규모로 노후·불량 건축물을 최대 15층 높이의 공동주택으로 신축하는 사업을 말한다.

심 회장은 “택지 개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앞으로 주택사업 영업은 도시재생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주택도시기금 지원이 서울시에 한정돼 있는데 이를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미분양 주택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매입 확약을 받을 수 있다면 중소 주택건설업체가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민간 임대주택 공급 확대는 중소·중견 주택건설사에게는 위기이자 기회로 평가했다.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 사업은 임대주택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고 질적 개선을 이뤄내고 있지만, 정작 기존 민간 임대주택을 공급해 온 중소·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은 뉴스테이 사업에서 소외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 회장은 “뉴스테이 사업이 지속적이면서 안정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기존 임대주택사업을 벌여왔던 중소·중견 주택건설업체들의 참여를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츠(부동산 투자회사) 출자에 집중된 주택도시기금 지원을 중소·중견 주택건설업체에 적합한 기금 대출에도 균형적으로 배분해야 한다”면서 “리츠에 참여 중인 업체가 재무 상태 악화 등으로 더는 사업 참여가 어려울 경우 교체할 수 있도록 출구전략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임대주택을 분양으로 전환할 때 기준이 되는 표준건축비를 현실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소·중견 주택업체의 해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만드는 것도 그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을 맡아 역점을 둔 과제 중 하나다. 베트남과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아직 주택 보급률이 30~40%에 불과한 만큼 풍부한 경험을 가진 국내 주택건설업체들이 그간의 노하우를 펼치기 좋은 나라라는 게 심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개별 회사가 해외 진출을 알아보기보다는 협회와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이 협력해 이를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사업 환경은 어려워지고 있지만 심 회장은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봤다. 그는 “최근 들어 견실한 중견 주택업체들을 중심으로 마케팅이나 주택 단지, 평면 설계 등에 있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제는 덩치가 큰 대형 건설사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기술력과 마케팅 전략, 경영 능력 등을 겸비한 경쟁력 있는 우수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