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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갤러리] 나무상자 타고 우주서 온 중세기사…이수종 '우주인'

2014년 작
철화분청 작업하던 도예작가
'로봇'에 심취해 특별한 외도
투박하게 빚은 '친근한 기형'
이수종 ‘우주인’(사진=갤러리세인)


[이데일리 오현주 선임기자] 중세기사같이 우뚝 선 이 조각의 주인공은 우주에서 왔다. 말도 차도 아닌 나무상자를 타고 왔다. 그래도 움직일 것 같다. 앞뒤로 박힌 나사를 돌려주면 징징 소리를 내며 바닥을 찰 것 같다. 외지인을 향한 이 자발적 무장해제는 도대체 뭔가.

도예작가 이수종(69)은 철화분청을 새롭게 해석해 도자를 빚어왔다. 즐겨 항아리를 만들었다. 자유분방한 선, 파격적인 색으로 ‘친근한 기형’을 만드는 게 장기다. 그런 작가가 돌연 ‘로봇’에 심취했다. 왜 굳이? “만들고, 그리고, 시간을 즐기는 작업이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데 그것이 때론 로봇형상으로 보이더라”는 거다.

‘우주인’(2014)은 거칠고 투박하게 뱉은 작가의 조형언어다. 여전히 ‘친근한 기형’이다. 정교하게 잘 빠졌더라면 한 번 보고 말았을 거다.

29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세인서 여는 개인전 ‘로봇’에서 볼 수 있다. 나무·세라믹. 20×8×22㎝. 작가 소장. 갤러리세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