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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라가르드 총재의 ‘여성인력 활용’ 충고

논설 위원
방한 중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우리 사회에서 여성 인력의 적극적인 활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그제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한국은행·IMF 공동주최의 국제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성 차별을 없애 여성 일자리를 창출하게 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지금보다 10% 더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녀 자신 여성이면서 세계적인 국제기구 수장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충고로 받아들이고자 한다.

이러한 분석이 단순한 주먹구구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정부의 자료를 인용해 산출해낸 계산이다. “한국은 여성 등 2차 소득자 과세를 개혁하고 보육 혜택과 임시직에 대한 세금 혜택을 늘렸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정책 추진이 미흡하다는 게 라가르드의 진단이다. 우수한 여성 인력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급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 많다는 것이다. 한국에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남성 우위의 전통적 가치관이 팽배한 아시아 국가들이 공통적으로 당면해 있는 과제다.

그러나 여성 인력 활용 문제가 단순히 취업 문호를 넓히는 정도에 그쳐서는 결코 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출산·육아를 포함해 실생활 전반에 걸쳐 해결해야 하는 과제들이 수두룩하다. 가사노동도 마찬가지다. 직장 업무에 시달리면서도 명절이나 휴일이면 여성들이 집안일을 도맡아 처리해야 하는 게 우리의 일반적인 분위기다. 직장 여성이 아이를 낳게 되면 시댁이나 친정에 돌봐 달라고 맡기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젠 사회 변화에 따라 그렇게 의존하기도 어렵게 됐다.

여성의 사회진출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면 과거에 비해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이 분명하다. 사법고시와 외무고시에서 여성들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남성의 전유물이던 국방 분야에서도 여군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번 새 정부 들어서는 여성 각료의 비율도 30%를 넘어섰다. 하지만 이 정도로도 부족하다.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여성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정부 정책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