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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넷·팻팸·욜로·워라밸…카드사용액에 나타난 소비키워드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 연년생 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 임 모씨는 회사에서 짬짬이 스마트폰으로 쇼핑을 한다. 예전에는 옷과 화장품, 생필품 정도를 온라인쇼핑으로 구매했지만 요새는 신선식품까지도 온라인으로 주문해 배달받는다. 주말 북적이는 대형마트 가는 게 엄두가 나지 않는데다 쿠폰 등을 쓰면 온라인 주문이 더 싸기 때문이다. 당장 필요한 물건은 집앞 편의점을 이용하기도 한다. 얼마 전 생수가 다 떨어졌을 때에는 편의점에서 2L짜리 6개 묶음을 사왔는데 마트와 가격차이가 크지 않았다.

. 5년 전 입사 초년병일때만 해도 회식하면 3차, 4차까지 갔던 김 모씨.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회식 자체도 많지 않지만 모처럼 회식을 해도 간단히 저녁 먹고 끝내는게 보통이다. 친구들과 만나면 저녁 먹고 술 마시고 노래방까지 갔지만, 이제는 1차만 하고 귀가한다. 7개월 아들을 혼자 돌보고 있는 육아휴직 중인 아내가 잔소리할께 뻔하기 때문이다.

올 들어 신용카드 사용액에서 드러난 키워드는 편넷족(편의점과 인터넷쇼핑 이용 고객), 욜로(YOLO), 펫팸(Pet+Family)족, 워라밸(work & life balance) 등이다. 온라인쇼핑과 편의점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꾸준히 두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가고 있고 여가 관련 지출도 늘었다. 반면 노래방, 유흥업소, 교육기관에서의 사용액은 꾸준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편하게 소비하고 건전한 취미생활 즐겼다

28일 한국은행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6월까지 홈쇼핑 및 인터넷판매업종에서의 신용카드 일평균 결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2.4% 늘어 45개 업종 중에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편의점 결제액이 24.5%로 뒤를 이었다. 모바일 등 온라인으로의 유통채널 중심이동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오프라인에서는 1인·맞벌이 가구 증가로 접근성이 높은 편의점 사용이 늘어나는 추세가 반영된 것이다.

최근 한 번 뿐인 인생을 마음껏 즐기자는 욜로(YOLO)족이 뜨면서 여행과 레저 관련 업종에서의 카드사용액도 크게 늘었다. 상반기 항공사 일평균 카드결제액은 전년동기대비 24.2% 확대되면서 증가율 3위에 올랐다. 저가항공사 노선 확대와 가격 할인 등으로 항공권 문턱이 낮아진 요인도 있다. 상반기 해외여행객은 전년동기대비 18.7% 증가했다.

면세점과 주유소, 대중교통, 여행사 및 렌터카에서의 사용액도 10%대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골프장과 레저시설·레저용품에 대한 결제액 역시 7~9% 증가율을 보였다. 그만큼 야외활동이나 취미생활에 지갑을 쉽게 열고 있다는 의미다.

동물병원에서의 카드사용액도 17% 증가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팻팸족이 늘면서 관련 시장과 소비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유흥업 지출은 감소…교육기관에서도 카드결제 급감

반면 교육기관에서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상반기에 43.7%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교육기관은 초·중·고, 대학, 대학원 등에서 결제한 금액을 말한다. 올들어 대학 등록금을 동결하거나 인하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교육이 이뤄지는 학원 결제금액은 8.5% 늘었다. 자녀의 사교육이나 자신의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는 늘렸다는 의미다.

유흥과 사치업 결제액은 8.8% 줄었다. 월별로 지난 2009년 12월 이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오고 있다. 대표적인 놀이공간이었던 노래방에서의 결제액도 2.1% 감소했다. 가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밤 늦게까지 술 먹는 회식문화가 사라지고 있는데다, 작년 9월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것도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가 여전히 위축돼 있고, 작년부터 기업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일자리 사정이 좋지 않았던 것도 이유로 꼽힌다.

국산 신차 카드결제액은 상반기에 8.8% 증가했지만 1월과 2월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다 3월 6% 늘어나는데 그쳤고 4월 마이너스로 돌아서 6월에는 10% 이상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