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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로' 개장에 뿔난 서계·청파동 주민들 '집 쓰러지는데 왠 재생'

서울시, 서계·청파동 구릉 주거지 재개발 계획 철회
주민들 "고가 공원 경관 위해 지구단위계획 수정" 반발
빌라·다세대 주택 거래 실종되고 시세도 변동 없어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울역 고가 보행길 개장을 앞두고 서울시와 주변 지역 주민들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가 고가공원의 경관 등을 위해 노후주택이 밀집한 청파·서계동 일대 개발을 전면 재개발 방식에서 도시재생 쪽으로 방향을 정하자 지역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서계동 224번지 일대 지구단위계획 구역에 대한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역 서부 국립극단과 대한통운 부지 등 6곳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공연·호텔·업무시설 등을 갖춘 관광·문화복합거점 지역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또 노후주택이 밀집한 서계동과 청파동 일대 구릉 주거지는 언덕과 옛길을 보존하면서 개별 개발을 지원하는 재생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계획에 대해 서계·청파동 일부 주민들은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사업으로 개발 방식이 바뀌게 됐다고 주장한다. 2013년 3월 서계동 지구단위계획 수립에 대한 용역을 착수해 기반시설이 열악하고 노후주택이 밀집한 서울역 뒤편 구릉지역을 전면 개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2015년 말 고가도로 폐쇄와 동시에 서울시가 추진한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에 따라 주거 환경 개선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것이다. 이 일대 주민협의회 주민들은 한 달만에 800여건의 탄원서를 걷어 서울시에 제출한 상태다.

서계동 주민협의회 관계자는 “다 쓰러져 가는 빽빽한 판자집이 몰려 있고 소방차 출입도 불가능한 거리가 태반인데 집 담벼락에 벽화나 그려주는 도시 재생이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서울시의 재개발 약속을 믿었던 거주민들이 실망한 나머지 하나둘 떠나가면서 유령 도시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서계·청파동 일대 부동산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은 전·월세 등 임대 물건이 대부분이다. 청파동 P공인 관계자는 “재개발을 통해 이 일대도 서울역 북부 만리동과 같이 고층 건물이 들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는데 서울시 재생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 주민들의 실망감이 크다”며 “이곳 빌라나 다세대주택 거래도 뜸하고 시세도 3.3㎡당 2000만~3000만원으로 올해 초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계동 정비계획안에 대한 고시를 이달 중 실시할 예정이다. 서울시 도시관리과 관계자는 “서계·청파동 구릉지역 부지가 일반주거지역인 데다 주변 도로 체계 및 구역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재개발을 진행해도 사업 실현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서울로 7017’ 경관 등을 고려해 개발 방식을 바꿨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첫 고가 보행로인 ‘서울로 7017’ 개장을 앞두고 서계동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공원 조망권 등을 확보하기 위해 서계·청파동 구릉 주거지 개발 방식을 전면 재개발이 아닌 재생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게 지역 주민들의 주장이다. 서울 중구 서계동 일대에 들어선 노후 저층주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