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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험대에 오른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논설 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긴급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 도발에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이 이날 새벽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한 데 대한 엄중 경고다. “이번 도발은 유엔안보리 관련 결의의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는 물론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는 게 문 대통령의 규탄 내용이다. 취임 나흘 만에 윤곽을 드러낸 문재인 정부의 대북 안보정책 기조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발사 보고에 접하고 곧바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소집했다는 자체에서 긴박했던 분위기를 짐작하게 된다. 고강도의 핵실험이 아니라 사소한 도발과 책동에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달빛정책’ 가능성에 대해 나라 안팎의 의구심이 쏠리는 상황에서 국가안보 측면에서만큼은 확실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간주된다.

이번 조치로 국민들이 문 대통령의 대북 안보관에 대해 더욱 신뢰감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은 오히려 다행이다. 문 대통령이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 가겠다”고 언급한 것이 남북 화해를 이루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면서도 선거 과정에서 빚어진 ‘주적(主敵)’ 논란 등으로 인해 한편으로는 미심쩍어 했던 것도 틀림없는 사실이다. 애초에는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을 먼저 가겠다”고도 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문 대통령의 대북 접근 움직임에 대해 경계심을 표명하는 것도 이러한 기류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한·미 양국 간에 정상회담 일정과 의제에 대한 조율이 시작되는 만큼 대북 화해를 위한 문 대통령의 기본 의지를 전달하면서도 굳건한 대북공조 체제가 차질을 빚지 않도록 서로 의견을 모아가는 노력이 요구된다.

어느 정권에서도 대북 화해정책은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 지도부가 핵·미사일 개발에 집착하는 한에 있어서는 어떠한 화해 노력도 소용이 없다. 문 대통령이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를 일찌감치 시험대에 올려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