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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게임은 도박 아니면 청소년용이라고요?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앞으로 제 2의 ‘바다이야기’가 나오겠네요.”

지난 25일 4차산업혁명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장병규 블루홀 이사회 의장이 위촉됐다는 소식에 과기계의 한 인사는 이같이 말했다. 정치권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해 온 인사가 ‘게임=도박’이라는 단순한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이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한국 사회에서 게임은 여전히 ‘아이들이나 하는 것’, 또는 ‘일부 마니아들만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난해 한국의 게임산업 매출 규모는 약 11조원 정도로, 삼성전자(005930) 연매출의 10%에도 못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크지 않다.

그러나 게임산업의 국가 기여도는 단순 액수로 비교하기 힘들다. 엔씨소프트(036570)는 올해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앞으로 3년간 500억원을 사회공헌에 기부하기로 했고, 앞서 넥슨은 장애 어린이의 재활치료와 사회복귀를 위한 푸르매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에 200억원을 기부했다.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투자 및 지원도 활발하다. 스마일게이트의 투자전문 계열사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올 상반기 벤처기업 투자규모는 530억원으로 벤처캐피털 가운데 최대 투자액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 오렌지팜은 민간 최대 창업지원센터로 알려져있다.

R&D(연구개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지난 상반기 R&D 규모는 매출액의 26.06%로, 비율상으로는 500대 기업 가운데 최고를 기록했다. 넷마블게임즈(251270)는 오는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현재 인력의 30% 이상을 신규 채용하고, 3.9% 수준인 비정규직도 0%를 목표로 정규직 전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대로 모바일 게임시대가 우세해지면서 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콘텐츠가 됐다. 한때 전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던 선데이토즈(123420)의 ‘애니팡’은 아직도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20위권 내에 머무는 장수 인기게임이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게임을 중심으로 한 ‘범오락(pan-entertainment)’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집중 육성하고 있다. 게임은 도박이라거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이며 그저 시간낭비라는 낡은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한국의 콘텐츠 산업도 좀처럼 커지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