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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오늘 '종교인 과세' 현장방문..개신교측 반발

경제부총리, 14일 한기총·한교연 찾아
김동연 "내년 1월 시행, 차질 없이 준비"
개신교측 "뒤통수 맞아..까놓고 따질 것"
김진표 "세무조사 금지해야"..신경전 예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아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과 종교인 과세(소득세법 개정안)에 관해 대화하기 앞서 인사를 나눴다. [사진=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내년에 시행하는 종교인 과세(소득세법 개정안) 관련해 14일 개신교계와 만나 의견을 수렴한다. 시행 유예를 주장하는 개신교 측은 “따질 건 따지겠다”는 입장이어서,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김동연 부총리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 엄기호 목사, 한국교회연합(한교연)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를, 15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회관에서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영주 목사를 예방한다. 김 부총리가 개신교계과 면담하는 것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김 부총리는 내년 1월에 시행하는 종교인 과세 관련해 의견을 수렴하는 취지에서 이 같은 면담을 추진했다. 정부 관계자는 “개신교에 교단이 많다 보니 이틀간 세 곳을 방문하게 됐다”며 “말씀을 듣는 취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김 부총리는 지난 30일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 31일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해 불교·천주교계 입장을 청취했다.

당시 불교·천주교 측은 종교인 과세에 공감하는 입장을 밝혔다. 자승 스님은 “불교계는 종교인 과세 관련해 시종일관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소득 있는 곳에 세금은 기본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김 대주교는 극히 일부이기는 하지만 혹시라도 종교인들이 과세에 반대하는 것으로 (국민들로부터) 오해받을까 걱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개신교 측에선 종교인 과세에 반발하고 있어 이번 면담은 종전만큼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한기총, 한교연, 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는 ‘한국교회와 종교 간 협력을 위한 특별위원회 TF’를 지난달 초 구성해, 종교인 과세에 대응 중이다.

TF에 소속된 한 목사는 통화에서 “부총리를 내세워 고민과 검토 없이 밀어붙이겠다는 것 아닌가. 대선 주자들이 대선 전에 밝힌 것과 입장이 달라져 뒤통수를 맞았다”며 “오늘 면담 모두발언부터 철저히 까놓고 얘기할 것이다. 오늘 방문이 무슨 환영할 일인가. 부총리가 수고하는 것은 맞지만 따질 건 따지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4월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총재 김삼환 목사,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는 대선후보들에게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을 물은 결과를 공개했다. 당시 문재인 캠프는 “시행 유예 등을 비롯한 다각적인 정책 방향을 검토해 추진하겠다”, 홍준표 캠프는 “종교인 과세 시행 유보는 당론”, 안철수 캠프는 “아직 시행하기에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으므로 보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유승민 캠프는 “각종 인프라를 먼저 구축하고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심상정 후보는 이 단체 질의에 회신하지 않았다.

이에 한교연은 대표회장인 정서영 목사 명의로 지난달 14일 발표한 논평에서 “미비한 문제점들을 그대로 둔 채 과세당국이 무조건 밀어붙이기식으로 시행에 들어갈 경우 국민과의 소통을 국정 운영의 제1 순위로 삼고 있는 현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암초에 부딪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개별 교회나 사찰 등에 세무조사를 하는 일이 없도록 국세청 훈령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과세 기준을 종단별로 달리 둘 수 없다. 같은 과표 기준을 둬야 한다”고 선을 그은 뒤 “종교인들의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부총리는 지난 6월 인사청문회 후보자 서면답변서에서 “종교인 과세는 2018년 1월 1일부터 시행하도록 결정된 사항으로 알고 있다”며 “정부는 동 제도의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종교인 과세=국회는 2015년 12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종교인들에게 과세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다만 시행일은 2018년 1월1일로 정해 2년을 유예키로 했다. 법이 시행되면 목사, 스님, 신부, 수녀 등 종교인들이 의무적으로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세율은 현행 소득세와 같다. 다만 종교단체에서 받는 학자금, 식비, 교통비 등은 과세대상에서 제외키로 했고 공제 혜택도 부여했다. 세무조사 때는 종교단체 장부·서류는 종교인 개인소득 부분만 제출하기로 법에 명시했다. 종교인 과세는 1968년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종교인 과세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공론화됐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국민 개세주의(皆稅主義) 원칙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종교계에서는 사업장에 소속된 근로자가 아니라 영적인 일을 하는 성직자로서의 특수성을 무시한 처사라며 반발, 번번이 과세는 무산돼 왔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25명은 과세 시점을 2년 더 유예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8월 9일 대표 발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