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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비상 걸린 추석물가, 깊어가는 서민 시름

논설 위원
추석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폭염·폭우 등 기상이변으로 여름내 널뛰던 배추, 상추 등 채소류 가격이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도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식탁물가 전반이 마찬가지다. 이러한 현상이 추석 대목까지 이어진다면 가뜩이나 경기 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서민 가계는 차례상 준비로 주름살이 더 깊어질 게 뻔하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7000원을 웃돌고 있다. 한 달 전보다 1000원 이상 오른 셈이다. 배추값이 7000원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11개월 만이라고 한다. 무와 오이, 상추, 애호박, 풋고추 등도 오름세다. 소고기, 고등어, 오징어 등 육류와 생선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살충제 계란’의 영향으로 계란과 닭고기 값이 떨어졌을 뿐이다.

통계청의 신선식품 물가 동향을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지난달 신선식품 지수는 18.3%나 올라 2011년 2월 이후 6년 6개월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특히 지난해 8월부터 13개월 연속 오름세다. 체감물가인 생활물가지수도 5년 8개월 만에 가장 큰 3.7%나 상승했다. 지난 7월의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5.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1.7%)의 3배가 넘었다는 게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조만간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채소류를 비롯한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너무 안이한 판단이다. 작황이 부진한데다 태풍 등 날씨 변수가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농림부가 수급안정을 위해 지난주부터 배추와 무, 사과, 한우 등의 공급 물량을 평소보다 최대 2배까지 늘리고 있지만 가격 오름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게 그 증거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르기 마련이지만 지나친 상승은 서민 가계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물가 불안이 추석 때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서민 생활과 밀접한 품목은 수급 현황과 가격 모니터링을 통해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명절 대목을 노린 중간상들의 사재기 등 수급 불안과 가격 폭등을 부추기는 유통과정의 부정도 미리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