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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희 대표 "일·가정 양립정책, 실효성 거두려면 인센티브 필요"

강경희 서울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인터뷰
"저출산정책 자발적 참여 의지해선 실효성 못 거둬"
"기관장 의지 따라 인센티브·패널티 적용해야 성공"
강경희 서울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일가정 양립정책은 사실 해외와 견주어도 뒤지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보호가 필요한 여성들이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일상 속 차별을 겪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변화가 일어나려면 우수한 제도 구축 못지 않게 이를 수행하는 기관장들의 의지와 추진력이 뒷받침돼야하기 때문입니다.”

강경희(사진) 서울여성재단 대표이사는 각 기관의 자발적 참여에만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여성·가족 정책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얻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의지를 갖고 일·가정의 양립을 위해 노력하는 기관장들에게 강력한 인센티브를 주거나 반대로 패널티를 줘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특히 “정부 정책이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관장들의 강력한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서울여성가족재단은 서울시의 여성가족 정책을 연구·개발하는 싱크(Think)탱크 역할을 맡고 있다. 또 자신들이 개발한 정책이 시민생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활발한 현장 지원 활동도 펴고 있다. 지난 2002년 서울시 출연기관으로 출범, 설립 16년째를 맞았다.

강 대표이사는 올해의 여성 이슈로 서지현 검사의 폭로가 불씨가 된 ‘미투(Me too·나는 말한다)’와 ‘위드유(With you·연대하겠다)’ 운동을 꼽았다.

강 대표이사는 “많은 여성들이 ‘세월호 참사’와 ‘강남역 살인사건’ 등 비극을 겪으면서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란 점에서 충격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느낀 정서적 공감과 사회에 대한 분노가 여성인권에 대한 관심 증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역 살인사건 때는 ‘나는 운이 좋아 살아남았다’는 슬로건이 지배했지만 미투를 거치며 ‘나는 말한다’란 능동적 슬로건으로 발전했다”며 “미투가 적극적 공감에서 시작한 고발이라면 위드유는 이들의 용기에 연대하겠다는 지지와 응원이다. 지금 정부와 사회에 필요한 건 이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보호할 수 있는 ‘위드유’ 정책과 프로그램”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이사는 “서울여성가족재단은 성평등 서울이 되기 위한 시민 의견 창구를 마련해 이를 정책에 반영할 수 있게 도울 방침”이라며 “미투 용기에 힘을 더하고 위드유를 확산시킬 여러 사업과 행사를 기획 중”이라고 말했다.

노동현장 등 여성이 일상에서 겪는 성차별을 근절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임신, 출산 등으로 경력단절을 겪은 여성 대부분이 애초부터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다는 재단 연구결과가 있다”며 “서울시 여성취업자 중 절반은 비정규직 여성이고 이들의 과반수 이상이 임신, 출산으로 차별을 겪었다고 답했다. 불안정한 고용형태에 30인 미만의 영세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 떠밀리듯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수한 육아휴직, 일가정양립 정책이 구축돼 있으면 뭐하나, 실제로 그 제도들이 현장에서 작동이 되지 못한다는게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라며 “사회가 제도를 준수할 수 있게 보다 실효성 있는 인센티브나 패널티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이사는 “출산은 의무가 아닌 선택”이라며 “일·가정이 양립되고 노동시장에서의 성불평등 문제가 개선된다면 자연스레 저출산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