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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으로 패배의식 걷어내고 '삼성 1등 DNA' 다시 심었다

전영현 삼성SDI 사장 구원등판 1년 성과
갤노트7 배터리 발화로 회사 뒤숭숭
취임하자마자 분위기 다잡기 위해
전국 공장 돌며 품질 꼼꼼히 점검
전부서 칸막이 없애고 애로점 청취
소통강화로 체질개선 성공 이뤄내
中 추격 막고 신사업 발굴 등 과제도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엔지니어 출신으로 기술력에 대해선 절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이다. 안에서는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생겨가고 있다”

전영현 삼성SDI(006400) 사장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평가다. 전 사장이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최대 위기에 놓였던 삼성SDI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1년이 됐다.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출신으로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그가 취임후 삼성SDI에도 서서히 ‘1등 DNA’를 이식하고 있다.

2년 가까이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 실적은 전 사장 취임 첫 해에 흑자로 돌아섰고, 1년 전 12만원대를 횡보했던 주가는 20만원대에 안착해가고 있다. 회사 안팎에서는 전 사장이 뒤숭숭했던 회사 분위기를 짧은 시간에 다잡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중국 보조금 문제와 신사업 발굴 등은 여전히 풀어내야 할 숙제들이다.

◇갤노트7 리콜로 패배의식...품질·소통으로 극복

1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약 66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소형과 중대형배터리 모두 공급이 확대된 것이 실적 개선의 견인차 노릇을 했다. 이로써 삼성SDI는 전 사장 취임 직후인 지난해 2분기 흑자로 돌아선 뒤, 4분기째 ‘흑자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을 두고 시장에선 전 사장 취임 후 삼성SDI가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고 보고 있다. 전 사장은 직원들의 패배의식을 걷어내기 위해 취임 후 품질을 최우선 순위에 뒀다. 기흥과 수원·천안·울산 등 전국 생산라인을 수시로 돌아다니면서 미진한 부분은 따끔하게 질책하는 등 ‘강한 혁신’을 주문한 것.

소통도 강조했다. 본인부터 나서 모든 사업장 사장실에 놓인 회의용 테이블을 원형으로 바꾸는가 하면, 설계부터 구매·제조·품질 판매까지 전부서의 칸막이를 없앴다. “소통하지 않는 조직은 집단적 사고에 빠진다”는 것이 평소 그의 생각이다. 주말이면 임원들과 산에 올라 애로사항을 듣는 등 격려도 아끼지 않았다.

◇원재료값 상승·중국 추격은 과제

최근 들어 녹록치 않은 대내외 경영환경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배터리 원재료인 코발트와 리튬 가격은 2년새 각각 4배, 2배 뛴 데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다. 전 사장이 최근 ‘시나리오 경영’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발생가능한 여러 상황에 대응할수 있도록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라는 취지다.

전 사장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원재료 매입처를 늘리는 한편, 계약 형태도 다양화하라고 주문했다. 폐스마트폰의 배터리속 코발트를 추출해 재활용하거나, 코발트없는 양극재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칠레 정부의 리튬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전기차용 배터리사업 역시 풀어야 할 과제다. 한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급 지급은 요원한 상태다. 중국업체들이 눈독 들이는 유럽 시장도 걱정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