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레저 > 책.문학

'근현대사와 닮은꼴'…음악애호가의 가곡이야기

가곡의 탄생
이정식|385쪽|반딧불이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가곡은 시를 노랫말로 곡을 붙인 음악의 한 갈래를 가리킨다. 한국에서는 근대화의 바람이 불어오던 19세기 말부터 창가의 형태로 퍼져나갔다. 김형준의 시에 홍난파가 노래를 붙인 ‘봉선화’가 20세기 초에 등장하면서 한국가곡의 역사가 시작됐다.

이후 가곡은 사람들의 삶을 파고들어 아픔을 어루만지고 위로를 선사했다. ‘봉선화’를 비롯해 ‘고향의 노래’ ‘가고파’ ‘희망의 나라로’ 등이 널리 불렸다. 그러나 ‘선구자’처럼 작사가와 작곡가의 친일 행적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에 휘말린 경우도 있었다.

언론인이자 음악애호가인 저자는 지난 6년간 가곡의 뒷이야기를 담기 위해 가곡이 탄생했던 역사적인 장소를 발로 뛰며 찾아다녔다. 한시를 번역한 ‘동심초’의 탄생과정을 찾기 위해 중국 여류시인 설도의 흔적이 남아 있는 중국 사천성 성도를 갔다. ‘선구자’가 탄생한 중국 길림성 용정시도 방문했다. 때로는 현존하는 작곡가를 직접 만나 고통과 기쁨이 교차하는 창작의 과정과 인생스토리를 전해 들었다.

‘선구자’의 친일논란에 대해서도 방대한 자료조사를 바탕으로 새로운 의견을 제시한다. 친일을 옹호해서는 안 되지만 그럼에도 오랜 세월 우리 가슴을 달군 ‘선구자’가 지닌 귀중한 음악자산으로서의 가치는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에서 출발한 가곡 이야기는 현재의 변화까지 함께 담는다. 저자는 과거의 가곡이 애상조였다면 최근의 가곡은 밝고 경쾌해졌다고 말한다. 그만큼 시대가 변했다는 뜻이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가곡의 역사는 질곡으로 가득한 한국의 근현대사와 닮은꼴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