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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與 동원령'에 막힌 장관 비즈니스 외교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국토교통부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손병석 차관을 단장으로 해외건설·인프라 분야의 민관합동 수주지원단을 파견했다.

당초 수주지원단장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맡아 해외건설 수주 지원 외교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의원 겸직 장관들에 대한 출장 금지령이 내려지면서 김 장관은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국회로 출근했다.

여당 입장에서는 의결정족수를 채우려면 국회의원을 겸직하고 있는 김 장관의 한표가 아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김 장관의 중동 출장 취소로 수주지원단의 격은 떨어졌다. 이를 바라보는 건설업계는 ‘국회가 민·관이 손잡은 중동 수출 길 개척의 발목을 잡았다’라며 씁쓸해하는 반응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이 압도적 1위(1391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해외건설의 핵심 파트너 국가다. 앞으로 150만호 주택 건설사업과 랜드브릿지 철도사업 등 다양한 건설 프로젝트 발주가 예상돼 우리나라 건설업체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 오만 역시 각종 개발사업 발주가 예정돼 있다. 앞서 대우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달 총 50억 달러에 달하는 오만 두쿰 정유공장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그동안 민관 합동 해외 수주 지원단의 성과를 두고 ‘기업이 밥상을 차리면 정부는 숟가락만 얹는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김 장관이 이번에 취소한 중동 출장은 취임 100일을 앞두고 과거 통상적인 지원단과는 의미가 달랐다. 건설산업 정책을 책임지는 자리에서 말로만 듣던 ‘중동 오일달러’를 벌어들이는 현장을 처음으로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다는 기회였다. 김 장관은 앞으로 국토부 수장직을 수행하면서 주무부처 업무와 정치 문제 중에서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할 일이 더 생길 것이다. 판단은 김 장관의 몫이고 국민들은 그에 따른 엄중한 평가를 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