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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ㆍ무민…캐릭터, 은행 출동에 수익 쑥쑥

[이데일리 전상희 기자] 캡틴 아메리카가 그려진 카드, 미녀와 야수 예금통장, 무민 저금통.

딱딱한 이미지의 금융과 밝고 귀여운 캐릭터가 만났다. 키덜트(Kidult·어린이를 뜻하는 ‘키드’와 어른을 의미하는 ‘어덜트’의 합성어)가 주요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캐릭터 컬래버레이션(협업) 열풍이 은행까지 이어지고 있다. 시중 은행들은 비슷비슷한 금융상품을 캐릭터 디자인으로 차별화해 유스(Youth )·키덜트 고객층을 끌어모으는 한편 젊고 친숙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아이도 어른도 캐릭터 금융상품에 손길

KB국민은행의 뽀로로 캐릭터 통장과 KEB하나은행의 포켓몬 캐릭터 통장 등 앞서 은행권의 캐릭터 컬래버레이션은 어린이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마케팅에 머물러왔다. 그러나 최근 키덜트문화 확산에 따라 성인 고객층까지 타겟을 확대해가고 있는 모양새다.

KEB하나은행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글로벌 국민 캐릭터인 무민(Moomin)과 제휴를 맺고 오는 6월 말까지 한정판 무민 코인뱅크 증정 이벤트를 실시 중이다. 무민과 공동 디자인 개발을 통한 첫 아이템으로 ‘무민 코인뱅크’를 제작해 6월 말까지 이벤트 대상 적금 중 한 가지 이상 가입한 고객 3만명에게 선착순 무료 증정한다. 하얀 하마를 닮은 무민은 핀란드 작가 토베 얀손의 만화 캐릭터로 국내외에서 70년이 넘도록 인기를 끌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무민을 통해 대중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부각하고 어린이층과 키덜트족 등 폭넓은 고객층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무민 코인뱅크는 지난 15일 출시 이후 하루 만에 1300명의 고객이 신청하는 등 관심을 모으고 있다. KEB하나은행 생활금융R&D센터 관계자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스타일을 추구하는 고객들을 위해 무민과 쇼핑채널 텐바이텐 등 비금융업종과의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며 “어린이뿐만 아니라 20~40대 여성 고객층 등 다양한 연령층에 폭넓게 인기를 끌고 있는 무민 캐릭터의 파워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전략으로 향후 금융과 캐릭터를 접목한 아이템을 계속해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C제일은행도 지난달 12일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와 제휴 협약을 체결해 디즈니와 마블 콘텐츠를 활용한 체크카드 시리즈를 선보였다. 현재까지 출시된 체크카드 디자인은 총 5종으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 캐릭터 디자인의 마블 체크카드와 통장, 디즈니 미녀와야수 체크카드와 통장 등이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의 관심이 특히 높다”며 “월트디즈니의 제휴로 향후 5년간 캐릭터의 폭을 확대해 새로운 상품과 프로모션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의 캡틴아메리카 체크카드. [사진=SC제일은행 제공]
◇젊고 친근한 이미지에 수익까지…일석이조 효과 ‘톡톡’

신한은행의 신이ㆍ한이ㆍ써니, KB국민은행의 깨비ㆍ별비ㆍ리브와 친구들, IBK기업은행의 기은센 등 시중 은행들은 자사 캐릭터의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 △새로운 수익원 창출 등을 기대하고 있다.

은행의 캐릭터 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우리은행의 ‘위비’ 캐릭터가 꼽힌다. 우리은행은 꿀벌을 형상화한 ‘위비’ 캐릭터를 자체 개발에 상품화에도 성공했다. 지난 2015년 은행권 최초로 금융위원회에 캐릭터 저작권 라이선싱 부수업무를 신고한 후 지난해 캐릭터 전문회사인 부즈와 캐릭터 라이선싱 대행계약을 체결해 현재 ‘위비프렌즈’ 봉제인형, 화장품 등을 판매 중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3600만원의 영업외 수익을 포함해 오는 2018년까지 총 1억1000만원의 수수료를 받을 예정이다. 상품 판매 실적에 따라 추가 수익도 가능하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향후 캐릭터를 활용해 차(茶) 등 상품 다양화를 추진하며 향후 3~4년 동안 사업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지난 3일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의 캐릭터 3종을 추가로 출시했다. 기존의 올리(아기공룡), 원이(어미새)에 단지(돼지), 달리(강아지), 코리(코끼리) 3종 캐릭터를 더했다. NH농협은행의 젊고 친숙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캐릭터를 활용한 TV광고와 카카오톡 이모티콘, 인형 등 캐릭터 마케팅 덕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5만명 한정으로 무료 배포한 카카오톡 이모티콘이 약 10일만에 동나는 등 소비자들의 관심은 높은 편이다. NH농협은행은 캐릭터 마케팅 확대를 위해 삼성 테마스토어에서 ‘올원뱅크 테마’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올원뱅크 관계자는 “올해 삼성 테마스토어에서 베트남 버전 ‘올월뱅크 테마’도 출시하는 등 해외시장에서도 캐릭터 마케팅을 활발히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