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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유커 '컴백' 전에 기억할 일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 금지령이 내리진 지 두 달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이 막바지라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며 중국이 화해의 손짓을 내보이고 있다는 것. 여행 업계에서는 조만간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 금지령을 해제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면세업계와 화장품 업계는 중국의 사드 보복 완화 소식에 누구보다 앞서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며 가장 먼저 타격을 입었던 곳이니만큼 한국 여행 금지령만 풀려도 바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실제로 면세업계와 화장품 업계는 사드 보복 타격을 고스란히 받았다. 일부 면세점은 한국 여행 금지 이후 많게는 매출이 반토막났고, 화장품 업계도 역성장을 나타냈다. 매출의 70~80%를 책임지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의 빈자리는 그만큼 컸다.

면세업계와 화장품 업계가 유커가 돌아올 것을 기대하며 들썩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전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중국의 한국 여행 금지 이후 지난 두 달을 어떻게 보냈느냐는 것이다.

지난 두 달 면세업계의 공통된 메시지는 ‘내국인을 모십니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국인 대상 마케팅부터 내국인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제휴 등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화장품 업계도 내국인 손님을 잡기 위해 ‘가성비(가격 대비 용량)’ 등 트렌드를 쫓기 위해 애썼다.

이를 보는 내국인들 사이에서는 냉소가 흘러나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유커에게만 신경을 쓰다가 그들이 사라지니 인제야 내국인을 돌아본다는 비판의 목소리 말이다. ‘찬밥’ 취급하다가 아쉬울 때만 찾는다는 비난도 있었다. 아마도 유커 외 타국의 관광객들도 비슷한 심정일 것이다.

지난 두 달 면세업계와 화장품 업계를 그나마 버티게 해 준 것은 내국인 소비자였다. 유커가 돌아온다고 해서 곧바로 내국인의 중요성을 잊는다면, 언젠가 또다시 올 수도 있는 위기에는 내국인 소비자들조차 업계를 외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