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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치료제 '인보사' 혁신적 치료제로 평가받는 이유는

세계 5번째 상용화된 유전자치료제
관절 내 염증 환경 개선해 염증물질 줄여
한 번 주사로 2년간 효과 지속
'연골재생효과' 입증은 추후 과제로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이 ‘인생의 3분의 1을 투자한 결과물’ ‘네번째 자식’이라 부르는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인보사)가 지난주 본격 출시됐다.

인보사는 퇴행성관절염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혁신적인 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순히 통증만 없애는 기존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와 달리 연골을 건강한 상태로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보사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발된 유전자치료제다. 유전자치료제는 손상된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바꾸기 위해 만든 유전물질이나 유전물질이 든 세포이다. 인보사는 염증을 억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TGF-β’ 단백질이 주성분이다. 이 단백질이 관절염 부위에 들어가면 관절 내 환경이 개선된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이 성분이 들어가면 항염증 작용을 하는 세포가 많아지게 환경이 바뀌어 염증물질이 줄어든다”며 “불이 났을 때 소방관을 불러주는 역할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웅렬 회장이 “개발 가능성이 극히 낮다”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발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치료제라는 개념이 있지만 성공한 케이스가 많지 않아 맨 땅에서 시작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유전자치료제는 지단백지질분해효소 결핍증 치료제, 선천성 면역결핍증 치료제, 종양살상바이러스를 이용한 흑색종 치료제 등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유전자치료제는 개발이 어려워 난치성 질환이나 중증질환 치료에 주로 집중한다”며 “인보사는 처음부터 비교적 흔한 질환인 퇴행성관절염에 초점을 맞춰 개발된 약”이라고 설명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인보사 개발에 투자한 시간은 19년이다. 이 관계자는 “관련 연구경험이 전무한 상황이라 연구 초기에는 진전되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역시나 안 되는 구나’ 싶었는데 그때마다 회장님이 다그치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격려를 했다”며 “연구가 진행되면서 느리지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인보사는 한 번 무릎에 주사를 맞으면 최대 2년간 증상이 개선된다. 통증이 없어질 뿐 아니라 계단을 쉽게 오르거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무릎이 뻣뻣하게 굳지 않는 등 기능성이 개선된다. 이는 국내에서 15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이미 증명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인보사가 미 식품의약국(FDA)로부터 DMOAD(근본적 치료제)로 인정받는 게 목표다. DMOAD는 △통증 조절 △관절 기능 개선 △질환의 진행 및 예후 변화 효과를 내야 한다. 구조적으로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게 해야 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FDA로부터 인정받은 DMOAD는 없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 연골재생효과가 증명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보사는 일반적인 세포치료제와 달리 2년 동안 보관이 가능하다. 살아 있는 세포를 이용해 약을 만들지만 냉동상태에서 2년 동안 세포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개발했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임상 단계에서부터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도록 개발해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며 “상업화된 세포치료제 중 2년간 보관이 가능한 약도 인보사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상업화의 길은 열렸지만 실제로 환자들이 쉽게 쓰기에는 현행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생명윤리법에 따라 유전자치료제를 사용하려는 병원은 질병관리본부에 유전자치료기관으로 신고를 해야 하고, 환자에게 서면동의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단계에서는 당연히 필요한 절차이지만 약사법에 따라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해 허가를 받은 약을 쓰기 위해 또 다시 신고와 동의를 받는 절차는 불필요하다”며 “전형적인 이중 규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