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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술핵 배치 조속한 결단이 필요하다

논설 위원
북한이 6차 핵실험으로 핵보유국 위치에 가까이 다가서면서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전술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야 간 입장이 엇갈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극구 반대하는 반면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주한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 방안을 이미 당론으로 채택한 바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에서조차 정치권의 입장이 엇갈리는 현실이 안타깝다.

여당은 전술핵 배치에 반대하는 이유로 한반도 위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서도 대화 기조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본 방침에 따른 것이라 여겨진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최근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고도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뒤늦게 발뺌한 것이 여권 내의 이러한 기류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경고와 제재가 이어지는데도 핵개발 야욕에 매달려 왔다. 마침내 과거보다 한층 강력해진 수소탄 개발에까지 성공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도발은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다. 북한은 이미 원유 확보에 나서는 등 추가 제재에도 대비하는 중이다.

지금은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북핵에 대비할 수 있는 무력체계를 갖추도록 강요받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공포의 균형’을 이루는 게 최선의 대비책이다. 바람직한 선택이 아니라고 해서 피해갈 수 없는 게 현재 우리의 처지다. 머리에 핵무기를 이고 지내는 것을 달가워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북한이 핵무기 보유에 이른 단계에서 대비책도 없이 지낼 수는 없는 일이다.

여권 내에서는 “우리가 전술핵을 배치할 경우 북한의 핵을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지금은 명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위가 걸린 문제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우리가 반대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도 아니다. 최후의 막다른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 국가의 명운이 달린 문제를 논란으로 머뭇거리며 미뤄둬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