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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BNK사외이사 자격 논란...전관 영입 후 성세환 변호 맡겼다

성 前 회장 수사 직후 고위법관 출신 윤인태 사외이사 임명
성 前 회장 구속 후 윤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로펌이 변호
"사외이사 제도 취지 무색… 제도 악용"
윤 변호사 "이사회 의결 받아…나중에 사임계 제출"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지난 4월 주가조정 혐의로 수사를 받던 성세환 전 BNK금융지주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로펌이 이 회사 사외이사 윤인태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 해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진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사외이사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건을 수임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이해상충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외이사제도의 근본 취지를 무색케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4일 법조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법무법인 해인은 성 전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돼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4월17일쯤 성 전 회장 사건에 대한 선임계를 냈다. 해인은 당시 소속 변호사 12명의 절반인 6명을 투입해 이 사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해인은 성 전회장이 자본시장법 위반혐의로 구속기소된 직후인 5월4일에야 사임계를 제출하며 이 사건에서 손을 뗐다.

문제는 해인의 대표변호사인 윤인태 변호사가 BNK금융지주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윤 변호사는 올해 2월 부산고법원장을 끝으로 33년간의 판사생활을 마치고 퇴임한 고위 법관 출신이다. BNK금융지주에 대한 수사가 한창이던 지난 3월24일 법률 전문가 자격으로 임기 2년의 사외이사에 전격 임명됐다.

이 때문에 윤 변호사의 위치와 역할을 고려했을 때 그의 처신이 적절했느냐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사외이사 직위를 이용해 사건을 영업한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물론 윤 변호사의 처신을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대한변호사협회 관계자는 “유사한 사례로 처벌한 전력이 없다”며 “변호사법상 수임 제한 사유로 판단하기에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대형 로펌의 한 중견 변호사는 “법을 어기지 않았다는 것이 도덕적 결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어느 모로 보나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분명한 사실은 이번 사건이 사외이사 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서울지방변호사회장을 지낸 김한규 변호사는 “상법상 사외이사를 두도록 한 취지를 무시한 것”이라며 “회사가 고위직 법관을 사외이사로 둬서 소송에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윤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임명된 건 BNK금융지주 첫 압수수색이 이뤄진 3월7일 이후 17일만이었다.

윤 변호사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성 전 회장 사건 수임은 일종의 ‘자기거래’일 수 있어 BNK금융지주 이사회 의결을 받은 사안”이라며 “수사 단계에서만 맡기로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당시는 구속 영장이 청구된 사건이라서 급하기도 했고, 수임 자체가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못했다”며 “나중에 얘기가 나와 사임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현재 윤 변호사는 BNK금융지주 사외이사 겸 차기 회장 선발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