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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시장포화에…내비 '빅3' 세갈래 생존 길찾기

팅크웨어, 블랙박스로 발빠른 전환
파인드라이브, 블랙박스 전환 빨랐지만 주춤
현대엠엔, 중대형 현대·기아차 탑재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시장포화와 스마트폰의 시장 잠식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내비게이션 업계가 위기에 빠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내비 현재 업계 빅3인 팅크웨어(084730)(아이나비), 현대기아차 계열사인 현대엠엔소프트(지니·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사), 파인디지털(038950)(파인드라이브)은 지난해 각각 1850억원, 1440억원, 7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내비시장 규모는 연간 100만대 정도로 추정한다. 2000년대 초반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내비는 2000년대 중반까지 고속 성장기를 거쳐 2008년경 최고 호황기(연간 170만~180만대)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걷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 포화 및 스마트폰 내비의 보급이다. 내비 업체 간 기술력 역시 비슷해지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 졌다.

빅3, 저마다 색깔로 시대 변화 대응 중

가장 빨리 체질을 바꾼 업체는 팅크웨어다. 팅크웨어의 올해 3분기 누적매출은 1486억원으로 전년 동기(1359억원)보다 127억원이 늘어났다. 1등 공신은 블랙박스다. 2014년만 해도 팅크웨어의 내비와 블랙박스 비중은 40(640억원)대 45(721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블랙박스 시장에 집중한 결과 지난해 기준 25(내비·457억원)대 68(블랙박스·1262억원)로 차이가 커졌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내비 시장의 내리막을 예상하고 사업 전환을 한 걸음 더 빨리했다”며 “기존 사업에 대한 노하우로 블랙박스 내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수신 기술을 적용하기도 수월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블랙박스 붐은 2013년 전후 일어났다. 차량사고 증가로 블랙박스 수요가 덩달아 크게 늘기 시작했다. 낮은 진입 장벽에 100여개 업체가 난립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이후 수많은 영세기업이 문을 닫으며 현재는 20여개 정도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치열한 블랙박스 전환기를 이겨내면서 생존한 업체라 해도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파인디지털은 비교적 빠른 2011년 블랙박스 업계에 진입했지만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데 시간이 걸리면서 매출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매출액은 2014년 958억원에서 지난해 780억원으로 22% 줄었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그간 저가 블랙박스 제품군을 정리하고 고가제품으로 라인업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다양한 상품이 나오게 될 내년부터는 매출 반등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내비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소프트웨어 전문 개발사인 현대엠엔소프트는 모기업 영향으로 승승장구 중이다. 현대엠엔소프트는 지난 2014년 1402억원에서 지난해 1440억원으로 매출액이 소폭 상승했다. 경쟁사들의 매출이 준 것에 비하면 선방한 것.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현대기아차 내 기본탑재로 추정된다. 그랜저, 제네시스 등 중고가 이상 차량에는 현대엠엔소프트 소프트웨어가 들어간 내비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만 1623억원으로 지난해(1015억원)에 비해 60%가량 뛰어 사상 최대 매출액을 기대하고 있다. 현대엠엔소프트 관계자는 “유럽시장에서 현대기아차 내 자사 제품 탑재율이 올라간 결과”라고 전했다.

내비 수출 쉽지 않아, 블랙박스도 포화…뾰족한 수 없어

하지만 내비에 이어 국내 블랙박스 시장마저 포화상태여서 업체마다 활로 모색에 부심 중이다. 당장 눈을 돌릴 곳은 해외다. 그러나 내비게이션 해외 진출은 모두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중소기업 특성상 해외 현지 업체들보다 기술·인력 투자를 과감하고 지속적으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큰 비중은 아니지만 블랙박스는 어느 정도 수출이 이뤄지는 중이다. 현지에 맞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 없고 세계적으로 봐도 시장 초기 상태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팅크웨어는 17개국에 블랙박스를 수출해 123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엠엔소프트를 제외하고는 ‘해외진출’, ‘기술력 강화’라는 당연한 이야기 외에는 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초정밀지도가 중요한 자율주행차 시대까지 능동적으로 버티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