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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로 뜨거운 시멘트, 레미콘은 잠잠…이유는?

시멘트, 회사 자체 문제보다 모기업 경영 문제로 매각
레미콘, 경영상황 악화 기업 없어…M&A도 조용
대형 레미콘 사 "건설 수요 없는데 굳이 분란 일으킬 필요 없어"
지난 9월 전남 장성군 장성읍과 황룡면 주민으로 구성된 ‘(가칭)강동그룹 고려시멘트 공장 내 레미콘 생산시설 반대 대책위원회’가 공장 설립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 중이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요동치는 시멘트 업계와 다르게 연관산업인 레미콘 업계는 잠잠하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소위 망하는 업체, 매각하려는 업체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시멘트 업계도 시멘트 회사 자체 문제라기보다는 모기업의 경영실패가 인수·합병(M&A)이 주원인이다. 시멘트와 달리 전방산업인 레미콘 시장은 확연히 다른 시장 구조를 지니고 있는 것도 레미콘 업계의 M&A가 드문 이유로 꼽힌다.

시멘트 공장은 현재 가치로 설립에 수조원이 소요되는 장치산업이다. 위치는 인적이 드문 석회광산 혹은 물류비가 저렴한 소도시 해안가에 있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업체 수는 10여개 안팎으로 손에 꼽힌다.

반면 레미콘 공장은 적게는 50억~60억원이면 인수 가능한 중소형 산업이다. 여기에 1시간30분 이내 타설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비교적 도시 인근에 위치하는 ‘상대적 생활밀착형 산업’이다.

흔히 유진기업(023410), 아주산업, 삼표산업 등을 레미콘 업체로 떠올리지만 실제 이들 공장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레미콘공장은 전국에 사업체만 600~700개, 공장은 1000여개에 달한다. 1000개 공장 중 메이저 업체들도 적게는 7개(아주산업)부터 많아야 20~30여개에 불과한 공장을 소유한다. 대부분은 수도권·충청권에 위치해 있다.

지역 레미콘 업체 사장은 ‘지역 유지’라고 할 정도로 해당 지역에서 적잖은 영향력을 가진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이들은 여타 사업을 벌려 크게 성장하지도 않지만 망하지도 않는다. 산업화 과정에서 지역 곳곳에 중소 레미콘 공장이 세워졌다. 기본적으로 지역사들이 회사를 매각하지도 않을뿐더러 꾸준한 신규 건설 수요가 나오지 않는 곳에 굳이 진출할 이유가 없다.

또한 설사 들어가려고 해도 각 지역마다 ‘카르텔’이 심해 사업도 원만하게 하기 힘든 환경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 메이저 업계 관계자는 “수요가 뒷받침 되지않는 지역에 들어가서 기존 사업자와 분란만 일으키는 짓은 어리석다”며 “환경적으로도 지역 정서상으로도 인·허가를 받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