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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멱칼럼]한·미동맹의 한축인 한·미 통화스왑



[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10년만이다. 미국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사들였던 채권도 팔기 시작했다. 전세계에 풀린 돈이 미국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그동안 신흥시장국은 낮은 금리의 해외차입에 익숙해 있었다. 외국인 자금이 갑자기 나가 버릴까 노심초사(勞心焦思) 초긴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신흥국에 대고 자금유출 경고음을 높이고 있다.

`우리에게 그런 일은 없겠지` 외면한다고 사라지는 리스크가 아니다. 설마하고 있는데 예고 없이 들이닥치는 게 쓰나미다. 방어벽(글로벌 금융안전망)이 튼튼한 지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외환보유액,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아시아지역내 금융안전망, 외환부문 거시건전성 규제, 중앙은행간 통화스왑 등이 위기에 맞설 방어벽이다. 외환보유액(3,838억 달러)은 부동의 제1선 안전판이다. 그래도 너무 많이 쌓으면 다른 나라가 오해한다. 외환보유액 증가를 금융안정 방어벽 보강 노력으로 봐 주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외환시장에 인위적으로 개입한(달러 매입/원화 매도) 결과로 의심한다. 경상수지 흑자 때문에 초래된 원화 강세를 막겠다며 한은이 외환시장을 주무른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가 제기하는 단골 시비거리다.

IMF로부터 대출을 받자니 1997년 외환위기 악몽이 생생하다. 얼마간의 돈을 꿔 주며 별별 조건을 달아 괴롭혔다. 어렵사리 빌려도 회복이 힘든 중환자란 낙인이 찍힌다. 당연히 사용하는 국가가 드물다. 아시아지역내 금융안전망도 급할 때 활용하기가 만만치 않다. 일정 금액(115억달러) 이상 차입하면 갑자기 IMF가 개입한다. 빡빡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말이다. 2010년 도입한 외환부문 거시건전성 규제는 외화자금의 과도한 유입을 막으려는 제도다. 자금 유출위기에 맞서는 데는 유연성이 떨어진다.

중앙은행간 통화 맞바꾸기(스왑)가 더 나은 대안일 수 있다. 원화를 대가로 상대국 통화를 쓸 수 있는 계약이다. 일종의 마이너스 대출통장이다. 우리나라는 다섯 개 나라와 1222억달러의 통화스왑계약을 맺었다. 560억달러 규모인 중국과의 스왑이 가장 크다. 10월 10일이 계약만기다. 재연장 여부를 두고 금융시장에서 의구심이 높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전후해 중국이 보인 행태 때문이다. 재연장 되더라도 불안감이 남는다. 외교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계약을 흔드는 분위기가 연출된다면 대략 난감일 것이다. 위안부 소녀상 설치를 빌미로 협상을 전면 중단한 일본이 예다. 안전망이라 굳게 믿었던 통화스왑계약이 위기 촉발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상호 신뢰가 없다면 말이다.

6월28일 방미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의 장진호 전투 기념비 연설에 미국 조야가 감동했다. 양국간 신뢰의 바탕인 한미동맹의 핵심가치를 역설했다. 1953년 한미동맹이 순조롭게 맺어진 건 아니다. 별 필요성을 못 느끼던 미국을 끈질기게 설득한 결과다. 통화스왑계약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원한다고 미국이 흔쾌히 수용하는 게 아니다. 어려워도 집요하게 설득해야 한다. 한국은행에만 맡길 일은 아니다. 외교·안보 라인도 나서야 한다.

지난 2008년 6월쯤 외환보유액은 2600억달러였다. 그해 9월 글로벌 위기가 발생하자 불과 수개월 만에 2000억달러까지 줄었다. 시장은 감축 속도에 경악했다. 어느 순간 2000억달러가 심리적 마지노 선이 됐다. 2000억달러를 눈앞에 두고 건드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시장이 안정을 되찾은 계기는 2008년 10월 한-미간 통화스왑(300억달러) 체결이다. 300억달러 마이너스 통장이 외환보유액 2000억달러를 능가하는 안전판임을 보여주었다. 중국과의 통화스왑계약 지속이 불안해 보이는 지금이 한-미간 통화스왑의 당위성을 주장할 기회다. 한미동맹을 경제면에서 공고히 하는 중요 축이 한·미간 통화스왑이다. 이 가치를 미국에 강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