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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평단사업 중단 위기···9개대 중 8곳 정원 미달

평단사업 운영 9개 대학 정시모집 경쟁률 0.48대 1
지원자 모두 뽑아도 입학정원의 절반 못 채울 판
8개 대학서 정원미달 속출···“평단사업 중단 위기”
“재직자 특별전형 있음에도 졸속·중복 추진” 비판
지난해 8월 이화여대 ‘미래라이프 대학(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 설립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본거점거 농성 중 졸업증서를 반납하는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가 직장인 대상 평생교육을 장려한다는 취지로 신입생 유치에 나선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사업(평단사업)’이 지원자 미달로 사업 중단 위기에 처했다. 교육부 평단사업을 운영하는 9개 대학 중 8개 대학에서 정원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9개 대학 신입생 지원 경쟁률은 평균 0.48대 1이다. 지원자를 모두 뽑아도 정원 절반을 채우지 못한다는 뜻이다.

◇ 지원자 한 명 없는 학과도 5곳

이데일리가 종로학원하늘교육과 공동으로 지난 4일 마감한 평생교육단과대학 9곳의 2017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자 수를 집계한 결과 1001명 정원에 485명이 지원, 평균 0.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교육부로부터 평단사업에 선정된 9개 대학 중 창원대(1.6대 1)를 제외한 8곳의 지원자 수가 모두 정원에 미달한 것이다.

가장 경쟁률이 낮은 대학은 인하대로 127명 모집에 29명이 지원, 0.23대 1을 기록했다. 이어 △부경대 0.29대 1 △동국대 0.31대 1 △서울과학기술대 0.35대 1 △명지대 0.45대 1 △대구대 0.52대 1 △제주대 0.57대 1 △한밭대 0.58대 1 순이다.

교육부 평단사업은 고졸취업자와 30세 이상 성인 대상의 평생교육을 대학 내 단과대학(학부)으로 흡수시키려는 사업이다. 학령인구는 점차 감소하는 데 반해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한 평생교육 수요는 점차 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대학부설 평생교육원에서 부실하게 이뤄졌던 평생교육의 질을 높여 ‘선(先)취업 후(後)진학’을 장려하겠다는 취지도 담겨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이화여대 등 10곳을 평단사업 지원 대학으로 선정했다. 이들 대학에는 300억 원의 국고를 지원, 이를 교육과정 개발이나 교수충원 등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

◇ 이대 사업 포기로 9개 대학서 운영

이 가운데 이화여대는 지난해 8월 평생교육단과대학인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려다 학생들의 반발에 직면, 중도에 평단사업을 포기했다. 이 때문에 9개 대학만 작년 9월부터 2017학년도 신입생 모집에 나섰다. 당시 수시모집 때는 9곳 중 7곳에서 지원자 수가 모집정원에 미달했다. 이어 지난달 31일부터 원서를 접수받은 이번 정시모집에서도 8개 대학에서 미달 사태가 속출했다. 이번 정시에선 수시모집 때 충원하지 못한 정원을 넘겨받아 신입생을 최종 선발했다.

학과별로도 64개 학과 중 40개 학과에서 지원자 수가 정원에 미달했다. 대구대 도시농업학과와 부경대 수산식품냉동공학과·자동차응용공학과, 서울과기대 문화예술비즈니스학과·영미문화콘텐츠학과 등 5곳은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입 전문가들은 교육부의 성급한 사업 추진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한다. 일반대학에서 이미 재직자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어 굳이 평생교육단과대학에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미달사태의 원인으로 꼽았다. 2016년 기준 전국 91개 대학(전문대학 포함)이 재직자특별전형을 운영 중이며 모집인원만 5790명에 달한다. 고고 졸업 후 3년 이상의 산업체 근무경력을 가진 직장인이면 누구나 재직자특별전형에 지원할 수 있다.

◇ 졸속·중복 추진으로 위기 자초

교육부는 재직자특별전형과 사실상 중복사업인 평단사업을 추진하다가 ‘이화여대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대를 제외한 9개 대학도 지난해 수시와 이번 정시모집 등 두 차례에 걸친 신입생 모집에서 참패했다. 교육부가 성급한 수요예측을 바탕으로 평단사업을 밀어붙이다가 사업 중단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교육부가 이미 일반대학에서 재직자 특별전형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격이 비슷한 평단 사업을 밀어붙이는 오류를 범했다”며 “첫 신입생 정시모집에서 0.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수요예측 실패로 사실상 평단사업 지속 여부에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2017학년도 평단사업 운영 9개 대학 신입생 지원 경쟁률 현황(자료: 종로학원하늘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