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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 사는 사람의 행복부터 고려해야'

'도시계획기술사' 조광호 CK파트너스 대표
'어번플래너 조광호의 도시와 인생' 펴내
강원 카지노·식사지구 조성 등 참여
"공급자 아닌 거주자 행복에 도시개발 역점 둬야"
도시계획기술사인 조광호 CK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출간한 ‘어번플래너 조광호의 도시와 인생’이란 책을 통해 미래는 거주하는 사람의 ‘행복’에 초점을 맞춘 도시개발계획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단순히 주거개념의 도시계획은 바뀌어야 한다. 사람들이 공간 안에서 어떤 행복을 느끼며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도시개발회사인 CK파트너스의 조광호(60) 대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도시계획기술사다.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하고 1980년 건설부의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면서 시작한 도시개발 업무는 천직이 됐다.

1991년 도시계획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민간으로 나와 1990년대 전국적으로 진행한 도시계획현장의 중심에 있었다. 그간 운전한 자동차주행거리가 한해 동안 10만여㎞에 달할 정도로 전국 곳곳을 누비며 도시계획에 참여했다. 강원 카지노·리조트 조성사업의 기본계획과 설계용역 부문 최종보고서를 썼다. 전남도청 이전과 남악신도시 개발, 여수의 웅천지구 택지개발사업 등의 현상설계에 당선되기도 했다. 현재 자신이 살고 있는 고양시 식사지구의 위시티프로젝트로는 도시개발 경력의 정점을 찍었다.

조 대표의 도시개발 철학은 ‘사는 사람의 행복’이다. 이 철학은 최근 출간한 ‘어번플래너 조광호의 도시와 인생’(행복스토리)에 빼곡히 담았다. 책에서 조 대표는 앞으로 국내 도시개발이 거주자의 행복을 도모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식사지구를 계획할 때 5개 단지를 이어주는 산책로를 만들고 주민들이 커뮤니티를 이루고 친목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덕분에 현재 식사지구의 주민 주거 만족도는 90%를 넘긴다”고 말했다.

조 대표에 따르면 1980년대부터 1990년대 말까지 대규모 도시개발은 공급자 위주의 정책으로 주민의 삶의 질까진 고려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도심 재생과 리모델링 등이 주목받는 상황에서는 주민의 만족도를 최대한 높이고 지역 내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도시계획의 목표도 ‘행복’ 같은 정신적 가치에도 둬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

특히 아파트 재개발의 경우 고층 아파트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산지가 많은 한국의 특성상 아파트는 불가피한 주거형태고 층수 낮은 아파트를 조밀하게 짓는 것보다 층수를 높이더라도 지상공간을 보다 넓게 확보해 주거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효율적”이란 소신을 피력했다. 실제로 식사지구의 경우 아파트의 층수를 높이는 대신 동수를 줄여 지상공간이 다른 지구보다 넉넉하다는 게 조 대표의 주장이다.

조 대표는 “도시계획은 단순히 물리적인 주거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사회변화를 예측하고 그에 걸맞은 모든 인프라를 조화롭게 조율하는 작업”이라며 “앞으로 도시계획 전문가를 키워내려면 인문학적 소양까지 교육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삶의 공간을 만들어내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굳이 한가지 덧붙이자면 풍수지리에 대한 혜안이다. “한국은 북위 38도의 중위도에 있는 만큼 북서풍이 불기 때문에 주거지 뒤에 산이 있으면 겨울철 찬바람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풍수를 과신하면 안 되겠지만 도시를 계획할 때 배산임수 같은 조상의 지혜도 충분히 살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