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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육아]둘째 걱정에 신청한 아빠교실…첫째가 더 문제였다

작은육아 3부 ‘어린이집부터 아빠육아까지’
동대문구 찾아가는 아빠교실 체험해보니
상담사가 아이 노는 모습 관찰 후 상태 설명
육아 궁금증, 아이 속마음 알게 돼 큰 도움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친구 같은 아빠는 모든 아빠의 ‘로망’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룰 수 없는 꿈에 가깝다. 기자도 다른 직장인처럼 일과 사람에 치이다 보면 하루하루 버티기도 쉽지 않다. 어쩌다 일찍 집으로 돌아와 두 아들을 모시겠다(?)는 마음을 먹지만 마지막은 늘 ‘버럭’으로 귀결되곤 했다.

아이 발에 뽀뽀하는 아빠 (픽사베이 제공)
특히 어린시절 병치레를 했던 다섯 살짜리 둘째는 임계점을 넘은 말썽꾸러기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다. 온 가족의 관심을 받다 보니 늘 자기 마음대로였다. 어린이집에서는 좌충우돌, 집에서는 생떼 쓰기, 네 살 터울의 형 괴롭히기. 가슴 졸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루하루 지쳐가던 어느 날 서울 자치구별로 운영되는 ‘찾아가는 아버지교실(http://www.familyseoul.or.kr)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

이 프로그램의 특징 중 하나는 육아 전문가가 주말을 포함해 부모가 가능한 시간에 맞춰 방문상담도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나 행동상태를 알면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서울시 동대문구 건강가정지원센터를 통해 신청하니 운 좋게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상담예약을 한 분이 어린이집을 오랜 기간 운영하며 아이들을 지켜본 육아 전문가라고 소개를 받은 터라 믿음이 갔다.

상담사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둘째는 또래와 비교했을 때 정상인가요. 왜 매일 떼를 쓰는 건가요. 버릇을 고쳐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을 쏟아냈지만, 전문가는 20여 분 간 생활습관을 꼼꼼히 물어보고, 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런 뒤 나의 궁금증에 대해 하나하나 차분히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둘째 아이는 다른 아이와 비교해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그것 빼고는 지극히 정상적인 발달 단계의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언어능력을 키우려면 아버님이 아이가 표현하려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 노력이 필요해요. 표현능력을 기를 수 있는 동요교실 같은 곳을 활용하면 좋습니다.”

이 말을 들으니 답답한 가슴이 시원히 뚫리는 것 같았다. 둘째를 향한 걱정과 불안, 초조함이 어느 정도 씻긴 기분이었다. 그런데 그는 전혀 예상치 못한 얘기를 꺼냈다.

“첫째가 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관심이 둘째에 쏠려 큰 아들이 속상할 일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그걸 별로 표현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지금은 어려서 순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젠가 이런 불만이 쌓이다 보면 한꺼번에 표출될 수 있어요. 첫째를 위해 일주일에 한 시간 만이라도 둘만의 시간을 가지셔야 해요”

사실 그랬다. 다섯 살까지 부모의 관심을 오롯이 받던 첫째는 둘째가 태어난 뒤에는 늘 뒷전이었다. 이것만으로도 힘이 들었을 텐데 아픈 동생을 돌보느라 바빴던 엄마·아빠와 떨어지다시피 했던 시간이 꽤 길었다.

아빠인 나는 그런 아이의 속마음을 전혀 알아채지 못했던 것이다.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원칙을 세우고 균형 잡힌 훈육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빠는 언제나 내 편이란 감정을 심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담 이후 상담사의 처방전을 되뇌며 한 시간 만이라도 첫째와 둘만의 시간을 보내려 노력하고 있다. 그럴 때면 첫째는 해맑게 웃고 즐거워해 되레 아빠인 내가 더 고맙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찾아가는 아버지교실’은 평소 자녀와 놀아 줄 시간이 없는 바쁜 아버지들의 직장이나 어린이집으로 찾아가 가정 안에서 아버지역할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녀와 함께 체험하는 다양한 활동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서울 거주자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하다. 교육신청은 서울시 건강가정지원센터(02-318-8168) 또는 자치구 건강가정지원센터(02-1577-9337)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