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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실 외면한 공제회 규제 논란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새 정부 들어 국내 공제회들의 관리·감독권을 놓고 설왕설래다. 국내 최대 공제회 중 하나인 교직원공제회가 운용하는 자산은 30조원에 이르고 지방행정공제회와 군인공제회 등의 자산 규모 역시 10조원에 달하는데 이를 규제하는 기관이 없다는 논리다. 심지어 이들이 운영 중인 보험 등 자회사 운영까지 부실이 우려되니 규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국내 모든 공제조직의 재무건전성을 직접 들여다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013년 상호금융권에 해당되는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등에 보험사 관리 잣대를 들이댄 것과 비슷한 방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발상은 현재 국내 공제회 운용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 지난해말 기준 교직원공제회를 포함한 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경찰공제회 등 이른바 6대 공제회들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평균 연4~5%에 달한다. 심지어 과학기술인공제회의 수익률은 연6%를 웃돈다. 이는 지난해 국민연금의 수익률(약 4%)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공제회들의 탄생 배경과 운용시스템은 일반적인 금융기관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법적으로 보호가 되는 6대 공제회는 조합원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만들어졌다. 새마을금고, 신협, 수협 등 상호금융이 생겨난 배경과 같다. 조합원들이 갹출한 출자금으로 탄생했고 이를 운용하고 관리할 권리도 전적으로 조합원들이 몫이다. 이같은 이유에서 새마을금고의 감독권은 금융감독원이 아닌 행정자치부다.

게다가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은 예대마진(수신금리와 대출금리 차)를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일반 시중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공제회는 조합원들의 노후 대비를 위한 은퇴 자금 성격이 더 크다. 은행과 같은 수시 입출금 자금이 아니기에 10~20년 이상 장기 투자가 요구된다. 자금의 성격에 따라 투자 스타일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큰돈’을 굴린다고 해서 전문성이 있는 금감원이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다. 20년 이상 장기 자금을 운용하는 공제회에 보험과 같은 잣대의 규제는 옥상옥일 뿐이다. 차라리 공제회 투자부서에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전문성 있는 인재들이 몰리도록 해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