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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th W페스타]랜디 저커버그 '일·가정 두토끼 잡기 비현실적…女 사회성으로 유리천장 깨자'

25일 세빛섬 W페스타서 기조연설 맡은 랜디
"일·가정 양립은 비현실적…포기할 부분 포기해야"
"새로운 도전 어려워도 성취감 느낄 것"
‘제6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랜디 저커버그(출처: 저커버그 미디어)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미국에서도 여성이 성차별의 벽을 깨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어렵다는 이유로 절대 성공을 포기하지마세요.”

사업가·진행가·작가·배우·프로듀서 등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는 랜디 저커버그(Randi Zuckerberg·사진)가 여성들에게 던진 메시지다.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유리천장 앞에 좌절하는 여성에게 무엇보다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을 강조한 것이다. 오는 25일 반포 세빛섬에서 열리는 ‘제6회 이데일리 W 페스타’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저커버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먼저 만났다.

◇“성차별 벽 깨기 쉬지 않지만 포기하지 마세요”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의 친누나로, 페이스북에서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회사를 세계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로 키워내는데 일조한 것으로 유명하다. 페이스북을 떠난 뒤에는 저커버그미디어라는 이름의 미디어업체를 이끌며 방송 진행은 물론 프로듀서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저커버그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여성은 공감·상식·사회성·인내 등 타고난 재능을 발휘해 직장에서 성공할 자질을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일의 무게에 눌려 지칠 때 이러한 타고난 재능에 집중해 계속 나아가야 합니다.”

여성들에게는 불모지로 여겨졌던 정보기술(IT) 업계에서, 그것도 아직 제대로 기반이 잡히지 않은 스타트업이었던 페이스북을 이끌었다.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인 블랙라인의 터리즈 터커,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 여학생에게 공학과 코딩을 가르치기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 걸스 후 코드(Girls Who Code)의 창립자 레시마 소자니 등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IT 업계에서 남성에게 뒤처지지 않고 출중한 능력을 뽐내고 있다. 열정으로 가득찼던 그는 후배들을 향한 격려 역시 잊지 않았다. “IT 산업은 여전히 남성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안에서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여성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일 가정 양립은 비현실적인 일”

쉽지 않은 일이란 것을 알지만 저커버그가 여성들에게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 역시 험난한 과정을 지나왔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일할 당시 첫째를 임신 중이었던 저커버그는 임신한 몸으로 비행기를 타고 9번이나 출장을 다녀야했다. “미국인 근로자의 40% 이상이 12주 출산휴가를 쓸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출산휴가 조건이 충족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실제로 쓸 수 있는 여유가 없는 사람도 많지요.”

한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출산과 육아를 위해 최대 1년3개월의 휴직이 보장되지만 실제로 이를 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게다가 야근이 생활화돼 있는 기업환경까지 더해지면서 워킹맘들은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주제에 대한 고민을 끊임없이 할수밖에 없다. 역시 워킹맘으로 바쁘게 사는 저커버그는 어떻게 일 가정 양립을 이뤄가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돌아오는 대답은 의외였다.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것은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가정에 충실하면서 건강한 사회 생활을 영위하는 두 가지를 모두 완벽하게 하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언론에서 자주 언급되는 ‘일과 가정 양립’이라는 말에 오히려 여성들이 더 많은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저커버그가 내린 해결책은 간단했다. 포기할 부분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생의 다섯 가지 요소, 즉 일·수면·가정·건강·친구 중 매일 세 가지만 선택해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대신 한쪽으로 ‘적절히’ 중점을 두면 됩니다. 이렇게 집중할 세 가지를 선택하면 한번에 모든 걸 하느라 힘겨워하지 않고 오히려 선택한 세 가지를 제대로 해서 빠르게 밸런스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신념 보여주고 싶어 페이스북 떠나”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이 한창 잘 나가던 2011년 돌연 페이스북을 떠났다. 페이스북의 나스닥 상장이 2012년이었으니 말 그대로 한창 몸값이 치솟던 시기에 페이스북을 그만뒀다. 이유가 궁금했다. “세계를 여행하며 여성에게 창업에 도전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스스로는 누군가의 밑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나의 신념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페이스북을 과감하게 떠났죠.”

페이스북을 떠난 저커버그는 스스로 저커버그미디어를 설립하고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스마트폰의 활용 방법 등 디지털 시대를 이해하는 능력을 일컫는 용어)를 일깨우는 일을 하고 있다. 시리어스엑스엠(SiriusXM) 라디오에서 매주 비즈니스 주제를 다루는 토크쇼를 진행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열정적으로 삶을 사는 저커버그에게 인생 최고의 장면을 꼽아달라고 물었다. ‘하나만 꼽아야 하나’라는 답이 먼저 돌아왔다. 그리고 브로드웨이에서의 공연 경험을 뽑았다.

“‘록 오브 에이지(Rock of Ages)’에서 레지나 역을 연기한 것은 최고로 빛났던 경험입니다. 항상 브로드웨이에서 노래하는 것을 꿈꿔왔기 때문에 꿈이 이뤄진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거든요.”

페이스북을 떠나 방송인으로, 제작자로, 기업인으로 심지어는 배우로까지 자신이 흥미있는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커버그. 하지만 평범한 직장인이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하기는 쉽지 않다. 이미 익숙해진 일과 환경을 떠나 변화에 도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조언은 명확하고 간단했다. ‘일단 도전하라’는 것이다.

“열정을 쫓아 매우 크리에이티브한 사업들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 자신을 엄청난 행운아라 생각합니다. 물론 새로운 도전은 출발이 순조롭지 않을 수도 있고 기대한 만큼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분야에 도전한다면 이전에는 경험할 수 없었던 크리에이티브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커버그는 본인의 성장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 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겪었던 경험담과 조언을 이데일리 W 페스타에서 풀어놓을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www.wwef.or.kr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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