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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Fi카페] 모르는 美女가 페북 친구 신청을 한다면…

'거절' 버튼을 누르는 게 속 편합니다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전세계 20억명 넘는 사용자가 쓰는 페이스북. 우리나라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방문해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사람 수가 1000만명을 넘습니다. 페이스북메신저는 카카오톡 다음으로 많이 쓰는 모바일메신저가 됐습니다. 10대만 놓고 봤을 때는 카카오톡 못지 않다고 합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영향력 또한 적지 않다는 얘기지요.

세상사 조용한 날이 없듯이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샌가 세상을 향하는 창구가 된 것이지요. 신문이나 방송을 통하지 않고서도 자신의 의견을 페이스북을 통해 개진할 수 있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람이 아닌 페이스북 사용자도 있습니다. 이른바 ‘스팸’ 사용자입니다. 예컨대 이런 식입니다.

A씨는 페이스북 접속을 했는데 친구 신청을 모 여성으로부터 받습니다. 일면식 없는 사람이었죠. 프로필 사진에는 야한 옷을 입고 있는 미녀가 있습니다. 현실 세계에서 보통의 직장인 남성이라면 쉽사리 만나볼 수 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계정은 프로필이 불분명합니다. 타임라인에는 별다른 콘텐츠가 없습니다. 친구가 돼야만 볼 수 있나봅니다. 같이 등록된 친구가 몇명 있습니다. ‘내 친구의 친구인가보구나’라면서 친구 수락을 누릅니다. 그리고 얼마 뒤 A씨는 자신의 타임라인에서 스팸성 메시지를 보게됩니다. 가짜 계정에 속은 것이지요.

요새 들어서는 이런 가짜 페이스북 계정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미녀 사진만으로는 사람들이 속지 않자 그럴싸한 느낌의 계정을 만드는 것이지요. 주한미군, 저개발국가 사업가, 미국이나 유럽 대도시에 거주하는 청년, 해외 NGO 단원 등입니다. 친구 신청을 차별없이 받는 사람들, 외국인 친구를 두고 싶어하는 이들을 타깃으로 한 가짜 계정입니다. 이들 계정의 친구 신청을 수락받고 나면 일반적인 영어 인사로 몇마디 나누고나서 곧장 ‘돈이 필요하다’는 요구를 받게 됩니다. 어떤 경우에는 야한 사이트나 도박 사이트 링크를 건네받게 되지요.

사실 이런 식의 가짜 계정 문제는 최근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문제만도 아니지요. ‘프렌스터’나 ‘마이스페이스’처럼 페이스북 전 1세대 글로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절부터 있었던 골칫거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페이스북코리아 측에 물어봤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원천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냐고. 인공지능(AI)가 고도화됐으니, 미리 이런 계정을 차단할 수 없는지 말입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계정 생성 순간부터 막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가짜 계정들은 일반 사용자들과 달리 어느정도 패턴이 있기 때문에 파악은 쉽게 됩니다. 그런데 하루 정도(보다 정확히는 일정 시간)는 두고 본다고 합니다. 의심이 든다고 해서 함부로 계정을 막거나 없앨 수 없는 것이지요. 선의의 다른 사람들에 스팸 메시지를 보내는 등 다수의 사용자들에 불편을 주는 행동을 했을 때 제지에 들어갑니다. 증상이 나타난 후에 치료가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니다.

그렇다면 인터넷 실명제 같은 것을 실행해 애초에 가짜 계정의 발생 자체를 막으면 안될까요?

원천적으로 가짜 계정 발생을 막는 것은 어렵습니다. 서비스적으로 막아서도 안되고요. 혹시 모를 선의의 피해자 때문입니다. 진짜 예쁜 여성분이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를 늘리기 위해 페이스북 계정을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100개의 가짜 계정이 생겨도 1개의 진짜 계정이 피해를 보는 일을 막기 위한 목적입니다.

설사 가짜 계정으로 의심이 되어도 별 말썽을 부리지 않는다면 굳이 손을 쓸 필요가 없겠지요. 이것도 혹시나 모를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또 인터넷 실명제는 자유로운 인터넷 활용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는 이미 이를 실행해서는 안된다고 했고요. 해외 사용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지요.

게다가 네이버도 3개까지는 복수 ID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여러 개의 계정을 갖는다는 게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실제로도 개인 사생활로 친한 지인들끼리만 쓰는 페이스북 계정, 사회적인 관계를 위한 페이스북 계정으로 나눠 쓰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그러면 사용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친구 신청을 받는 것부터 신중할 필요는 있습니다.

페이스북코리아 관계자는 ‘현실성’을 생각해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성인 남성이 자신보다 훨씬 어린 여성으로부터 친구 신청을 받을 이유가 있는지 말이지요. 다시 말해 일상 생활에서 이런 분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개연성을 생각해보라는 얘기입니다.

아주 기본적인 사항이지만, 프로필 사항이랑 공개된 사진과 콘텐츠를 보고 판단해야한다고 합니다. 생긴지 얼마 안된 계정이 무차별적으로 친구 신청을 한다면 의심해봐야지요.

혹 젊은 미녀로부터 친구 신청을 받아 ‘두근두근’하셨던 분 계시나요? 현실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면 스팸으로 보시고 친구 요청 거부를 하시는 게 더 나을 것입니다. 그게 속 편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