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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운명 가를 '2박3일 합숙' 스타트..판도라 상자될까?

500인의 현자 최종 공론조사 돌입해
공론화위 20일 최종 보고서 발표 예정
지난달 16일 충남 천안 교보생명 연수원 계성원에서 신고리5·6호기 공론화 시민참여단 오리엔테이션이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신고리 5, 6호기 원자력발전소의 운명을 판가름할 ‘500명의 현자’의 합숙토론이 13일부터 15일까지 2박3일간 열린다. 조사 결과에 따라 신고리를 둘러싼 갈등이 해결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혼란을 부추길 ‘판도라 상자’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이목이 집중된다.

공론화위원회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천안 교보생명 연수원인 계성원에서 시민 참여단을 대상으로 합숙토론을 진행한다. 합숙 첫날인 13일에는 그간 동영상강의, 자료집 등을 통해 학습한 결과를 바탕으로 3차 여론조사를 한다. 이후 분임·총론·쟁점 등 숙의 과정을 거쳐 합숙 마지막날인 4차 여론조사를 실시한다. 사실상 신고리 5·6호기 운명을 결정할 마지막 ‘관문’인 셈이다.

공론화위가 했던 조사는 아니지만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두달간 네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양측 의견이 근소한 차이로 팽팽하게 나온 터라 이번 합숙 결과에 따라 여론지형이 어떻게 바뀔지가 관건이다.

공론화위는 이번 시민참여단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종합,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80대 20, 70대 30 등으로 한쪽으로 크게 쏠린다면 간단하다. ‘시민 의견이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또는 중단)로 나타났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공론화위 관계자는 “건설 중단 및 재개 의견 차이가 오차범위를 벗어난 경우, 다수의견을 기준으로 최종권고안을 작성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오랜 숙의 후에도 양측이 팽팽하게 맞설 경우 셈이 복잡해 진다. 오차범위 내에서 의견 격차가 미세할 경우 설문조사 결과를 해석하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통상 500여명의 여론조사의 경우 오차범위는 ±4.6~4.7%정도다. 공론화위는 성별, 지역 등 세부조건에 의해 표본을 추출했기 때문에 오차범위는 이보다 낮아진다. 만약 오차범위가 ±4%정도라면 찬성과 반대 비율이 54대 46 이내의 결과가 나올 경우 단정된 표현을 넣기가 어렵다. 최소 8%포인트 넘게 격차가 벌어져야 한다.

이 경우 공론화위는 1~4차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참여단의 의견 분포 변화, 건설 중단 및 건설 재개 의견 등 다양한 정보를 담은 내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특정 조건에서 서로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종 결정자인 정부가 이를 보고 판단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공은 청와대로 넘어가게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공론화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 결과를 존중해 결정을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팽팽하게 맞선 결과가 나올 경우 문 대통령이 정치적 판단을 내려야 된다. 중단·재개 의견이 근소한 차이를 보일 땐 어떤 결정을 내리든 정부로선 상당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공론화위는 오는 20일 오전 10시 공론화위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