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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물러나라"…경쟁사서 동지 된 아시아나·대한항공 직원들

아시아나 직원들, '기내식 사태 경영진 규탄대회' 열어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도 연대 의사 밝히며 동참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열린 ‘아시아나항공 No Meal(노 밀)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에서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등 직원들이 박삼구 회장에게 책임을 물으며 경영진 교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국내 양대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이 경영진 퇴진을 위해 뜻을 모았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지난 6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를 개최했다.

집회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협력업체 대표 고(故) 윤모씨에 대한 추모로 시작했다. 윤씨는 지난 2일 기내식 공급물량 차질에 대한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반 시민이라고 밝힌 A씨는 “윤씨와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였고 그를 추모하기 위해 나왔다”며 “이 집회를 통해 아시아나 직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윤씨 추모식에 이어 집회 참여자들의 자유발언도 이어졌다. 첫 발언을 맡은 이기준(48) 객실승무원 노조위원장은 “혹시라도 회사가 집회에 참여한 직원들을 색출해 불이익을 준다면 나 역시 그들과 같이 불이익을 받겠다는 의지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나왔다”며 “사태 책임자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물러나겠습니다’고 할 때까지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내 의사결정이 ‘한 사람’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일부 임원에 의해 이뤄지고 여기에 직원들의 목소리는 들어가지 않는다”며 “이번 기내식 대란의 결정적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집회 참여자들은 ‘아름다운 우리가 함께, 바꾸자 아시아나!’·‘침묵하지 말자’·‘LOVE 아시아나’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말로만 정상화냐.직원들은 골병든다”·“직원들은 더는 못참는다” 등의 구호도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는 많은 참여자가 신원 노출을 우려해 가이포크스 가면·선글라스·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렸다. 또 갑질 의혹 등으로 경영진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들도 집회에 동참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앞서 총 4차례의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참여도가 갈수록 대에 못 미치자 게릴라캠페인으로 형식을 바꾸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 직원연대가 새 노조 설립을 결정한데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과 연대 의사를 밝히면서 향후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는 양 직원들의 집회 파급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집회에는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 일반시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양사 직원들은 경영진이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집회와 비리 폭로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오는 8일에도 같은 장소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경영진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