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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지 않은데 졸음운전…`무색무취`한 살인자는?

호흡을 통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졸음 유발해 사고
사진=SBS ‘맨 인 블랙박스’
[이데일리 e뉴스 박지혜 기자]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졸음운전의 원인을 통해 그 위험성을 경고한다.

도로 위 피곤한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졸음운전, 그런데 피곤하지 않은 운전자까지도 졸음운전을 할 수 있다면 어떨까?

몇달 전, 함평의 한 도로에서 멀쩡히 주행하던 차량이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역주행을 하면서 가로수를 들이받은 의문의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의 충격으로 차량에 타 있던 일가족 4명 중 한 명이 현장에서 사망했다. 국과수 분석 결과, 충돌 직전 5초간 제동을 시도한 흔적이 전혀 없었다는 운전자. 사고원인은 다름 아닌, 졸음운전이었다.

졸음운전 차량으로 인해 피해를 겪은 가족도 있었다. 사고 당시 도로는 가을 나들이를 떠나는 차량들로 정체를 빚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서행 중이던 제보자의 차량에 난데없이 큰 충격이 가해졌다. 뒤에서 달려오던 승합차가 제보자 차량에 부딪히며 발생한 3중 추돌사고, 가해차량 운전자는 자신이 졸음운전을 했다며 시인했다. 그런데 당시 승합차에 타 있었던 인원은 총 5명, 두 사고차량 모두 운전자의 졸음을 깨워줄 사람이 많았지만 전부 잠에 취해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는 밀폐된 자동차 안에 탑승자가 많이 탈수록 더욱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며 또 다른 졸음운전의 원인을 제기했다.

사람의 호흡을 통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졸음을 유발한다는 것.

‘맨 인 블랙박스’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0ppm이 넘을 경우 뇌 활동이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졸음을 유발한다. 특히 환기가 되지 않는 밀폐된 차량 내부는 이산화탄소에 노출되기 쉽다.

‘맨 인 블랙박스’ 제작진은 최근 녹화에서 전문가와 함께 함평에서 발생했던 일가족 졸음운전 사고와 동일한 조건으로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해보았다. 그 결과, 주행을 시작한 지 5분 만에 졸음을 유발하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0ppm을 넘어섰다. 당시 사고는 주행 20분 만에 발생했고 그동안 차내 이산화탄소 농도 수치는 무려 5000ppm을 넘어서는 결과가 나왔다.

또 제작진은 이 상태로 운전했을 때 실제로도 졸음을 느끼는 것인지 수면뇌파를 통해 확인해봤다.

이산화탄소농도 5000ppm을 초과하자 실험자가 잠에 빠져버리는 모습이 나타났고, 졸음뇌파가 형성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잠깐의 방심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졸음운전은 대형버스일 때 문제가 심각해진다. 특히 버스의 경우 많은 승객들이 탑승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19명의 사람이 탑승한 버스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출발 1시간 만에 7000ppm이라는 위험한 수치에 도달했다. 이미 승객들은 잠에 취해버렸고, 전날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는 운전기사도 연거푸 하품을 하며 몰려오는 졸음에 힘겨워했다.

‘맨 인 블랙박스’는 이번 실험 과정에서 놀라운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었으며, 승용차와 버스 모든 차량 내에 졸음운전을 예방할 수 있는 버튼이 존재했다고 전했다.

오는 8일, SBS ‘맨 인 블랙박스’에서는 졸음운전의 또 다른 원인을 분석하고 운전자들이 졸음운전 사고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대안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