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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마케팅 안 부럽다…공연단체장 SNS ‘엄지 척’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
극장 일거수일투족 올리고
공연소회 2500여명과 교감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
연극계 이야기 알림이 자처
서울연극제 新 홍보도 눈길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회장(왼쪽)과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서울시극단의 ‘왕위주장자들’이 어제 막을 올렸습니다. 이 작품도 산고를 톡톡히 겪은 것으로 압니다. 막이 올랐으니 이 작품도 제 갈 길을 갈 것입니다”(2017년 4월 1일).

“이번 주 일요일 저녁 9시 롯데월드타워가 개장기념 불꽃축제를 연단다. 불꽃은 프랑스예술단 그룹F가 맡았다. 세계 랜드마크를 비롯해 2010년 하이서울페스티벌에서 폐막공연을 한 팀이다. 한마디로 세계 최고의 불꽃팀(중 하나)이다. 대단한 쇼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2017년 3월 30일).

“17차 촛불집회.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영웅’은 내일 막을 내린다”(2017년 2월 25일).

“토요일마다 세종문화회관은 촛불 속에 잠긴다. 이번 주 대극장에서 오페라 ‘맥베드’가 공연되었다. 시의적절한 레퍼토리라고 한마디씩들 한다”(2016년 11월 26일).


△8할이 홍보맨…“예매로도 이어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속 글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8할이 극장 이야기다. 개인·가족사를 비롯해 흔하디흔한 인증샷 하나 없다. 대신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공연장의 일거수일투족을 꼬박꼬박 SNS에 올린다.

그동안 유튜브와 트위터·페이스북 등 SNS가 마케팅 도구로 활용된 지는 꽤 됐다. 하지만 공연단체 수장이 구태의연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홍보에 적극 나서는 모습은 공연계에서 이 사장이 처음이다. 예술의전당·국립극단·충무아트센터·롯데콘서트홀 등 여느 기관보다 활동량도 독보적이다.

직접 공연을 본 소회 등을 적어 올리고 피드백을 공유한다. 평소 온라인상에서 제기되는 이슈나 제안도 허투루 듣지 않는다. 이렇게 교감하는 친구만 2500명이 넘는다. 예술가·공무원·기업인을 포함해 기자·학생까지 면면도 다양하다.

극장 운영상 일반에 호감을 얻는 데도 상당한 영향을 준다. 팔로어들이 글을 공유하기도 하고 종종 예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공연 관련 학과를 다니는 대학생 전모 씨는 “이 사장의 글에서는 일상이든, 업무와 관련된 경우든 모두 진심이 느껴진다. 경상도 남자 특유의 군더더기 없는 이야기가 당시 상황과 맞물리면서 진심으로 읽히는 마력이 있다”고 했다.

이 사장의 글발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광화문 촛불집회에서도 먹혔다. 집회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며 극장 안팎의 시민 안전을 걱정하는 모습은 공공극장의 딱딱하고 정체된 이미지를 친근한 공간으로 탈바꿈하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SNS 통해 연극 현장을 알리는 역할을 자처한다. 연극인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대표성을 띠고 있는 단체이니만큼 바쁜 현장을 돌아다닌 뒤 이후의 이야기를 올리는 식이다. 연극인들의 경조사도 챙길 뿐 아니라 집회 및 토론회 현장 등을 찾아 연극계 의견과 목소리를 취합해 알려준다.

지난달 26일 막을 올린 서울연극제도 SNS를 활용해 홍보 중이다. 1977년 실시한 이후 올해 첫 시도로 새롭다. 이번 연극제의 핵심 키워드인 ‘달걀’을 활용해 각자가 정의하는 연극을 재기발랄하게 표현한 영상을 ‘서울연극제캠페인’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면 된다. 지난 3월 22일부터 송 회장을 시작으로 86명의 연극인이 참여했다. 연극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영상을 서로 공유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송 회장은 5월28일 폐막일까지 다양한 경로와 스토리로 홍보를 펼친다는 설명이다.

이승엽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은 공공아트센터로서 진행 중인 공연과 전시·행사를 무사히 마쳐야 할 의무가 있을 뿐 아니라 또 한편으론 집회에 참여한 시민을 위해 공공기관으로서 해야 할 최소한의 임무도 있다”며 “계단에 몰린 시민 안전을 위해 통로를 유지하고 근처 상황을 점검하고 지켜보는 일이 고작”이라고 했다.

이어 “페이스북이 겉으로는 사적인 도구처럼 자리매김해 있지만 사실 홍보목적으로 글을 올린다. 일방적 홍보다. 매일 올리면 지겨워할 것 같아 자제한다”면서도 “이에 관객이 호응하고 좀더 편리해진다면 홍보맨을 자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