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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뮤지컬 5편…저작권료는 서해순에게 가나

‘그날들’ ‘…동물원’ 등 4편
작곡·작사 김광석 아닌 곡 담아
스토리도 김광석 삶과 무관해
원 창작진에게 저작권료 지급
고인 자작곡 들어간 ‘디셈버’
부인 서씨 회사와 저작권 계약
초상권·성명권 로열티도 지불
‘영원한 가객’ 고 김광석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1996년 1월 6일 새벽. 가수 김광석이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나이 서른둘이었다. 경찰은 “우울증에 시달려 자살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가족과 지인들 사이에선 타살 주장이 나왔다. 우울증을 앓은 적이 없고, 메모광인 그가 유서를 남기지 않은 점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21년이 지난 2017년 9월. 그의 죽음을 두고 다시금 타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 출발은 이상호 전 MBC 기자가 연출한 영화 ‘김광석’(2017)이다. 미국에 있다던 그의 딸이 10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에는 그의 딸 사인(死因)과 관련해 온갖 추측이 난무한다.

△그의 노래 꾸준히 소비…‘주크박스 뮤지컬’ 5편 등장

그러니까 다시 김광석(1964~1996)이다. 서른두 해 짧은 생을 살다간 김광석은 ‘영원한 가객’으로 남았다. ‘이등병의 편지’ ‘사랑했지만’ ‘거리에서’ ‘서른 즈음에’ ‘먼지가 되어’ ‘그날들’ 등 그의 노래는 아직도 대중을 통해 꾸준히 소비된다.

국내 창작 주크박스 뮤지컬(유행했던 대중음악을 활용해 만든 뮤지컬)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음악도 바로 김광석 노래다. 그의 히트곡을 넘버로 활용해 큰 흥행을 거둔 ‘그날들’(2013) 말고도 ‘바람이 불어오는 곳’(2012), ‘디셈버’(2013), ‘그 여름, 동물원’(2015), ‘서른 즈음에’(2017) 등 총 5편이나 된다.

김광석 부인 서해순 씨가 2007년부터 김광석 음악의 저작권료와 저작인접권료(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한사람에게 돌아가는 비용)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김광석의 노래를 활용한 뮤지컬에 대한 저작권 및 판권 등의 사용료도 관심이다. 지난 2015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영기 가치평가 전문가는 김광석의 예술성 가치를 9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서 씨는 지난 2014년 8월 한글 ‘김광석’, 영문 ‘KIM KWANG SEOK’으로 의류·신발·모자·문구류·종이·교육업·연예오락업·스포츠 및 문화활동업·광고업 등에 상표권도 등록했다.

△뮤지컬 넘버에 김광석 자작곡 들어갔나

고 김광석의 자작곡과 미발표곡을 담은 뮤지컬 ‘디셈버’는 제작 당시 아내 서해순씨 회사 위드33과 계약을 체결하고 저작권료 등을 지불했다. 2013년 초연 연습 모습(사진=이데일리DB).
‘그 여름, 동물원’, ‘서른즈음에’, ‘그날들’ 3편은 김광석이 노래만 불렀을 뿐 모두 다른 아티스트들이 작사·작곡한 명곡들로 꾸며진 창작 뮤지컬이다. 뮤지컬 제작사 한 관계자는 “당시 고인인 김광석이 작사·작곡한 곡을 편곡해 활용하려면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김창기(그날들), 강승원(서른즈음에) 등이 만든 곡만 작품에 입혔다. 미리 창작진에게 허락을 받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를 통해 신고한 뒤 해당 금액을 입금하면 저작권료가 전달되는 식”이라고 했다.

또 김광석의 삶을 다룬 스토리가 아닌 만큼 판권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 다만 ‘그 여름, 동물원’ 같은 경우 고(故)김광석과 그룹 동물원의 실제 음악 인생 이야기를 담은 만큼 홍보 문구 사용에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그 여름, 동물원’ 뮤지컬 제작사에 따르면 김광석의 부인 서씨 측 변호사와 합의를 통해 2016년부터 극중 등장하는 고인의 이름을 3인칭 ‘그 녀석’으로 바꾸어 지칭하고 홍보 문구에는 ‘고 김광석’으로 명시하고 있다. 동물원의 멤버 이름은 그대로 사용 중이다.

뮤지컬 ‘디셈버’는 유일하게 김광석의 자작곡을 활용한 작품이다. 그의 자작곡 ‘바람이 불어오는 곳’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일어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4곡 외에 미발표곡 ‘12월’을 편곡해 넘버로 썼다. 영화배급사 뉴(NEW)가 제작하고, 영화감독 장진이 연출하는 등 뮤지컬계 스타 김준수가 주인공으로 나서 당시 화제를 모았다.

제작사 뉴 측은 “고인의 부인 서씨의 회사 ‘위드33’과 공연과 저작권 계약을 따로 나눠 체결했다. 뮤지컬 관련해서는 김광석 초상권과 성명권에 대한 권한 획득과 그에 따른 로열티 제공 및 저작권(편곡 허락)에 대한 계약을 위드33과 체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어 “음악 사용료 부분에 대해서는 또 따로 저작권협회 측에 신고해 협회 측에서 작사·작곡가에게 배분했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또 다른 케이스다. 김광석이 부른 명곡 18곡과 창작곡 2곡을 담은 소극장 뮤지컬이다. 자작곡 타이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뮤지컬 제목에 차용했으나 따로 판권은 안낸다. 제작사 엘피스토리 관계자는 “작품의 넘버는 김광석의 자작곡이 아닌 명곡만을 편곡 않고 그대로 쓰기 때문에 저작권협회에 신고한 뒤 사용중”이라며 “다만 자작곡의 제목을 뮤지컬 타이틀로 사용하긴 하지만 상표 권한이 따로 없어 이에 따른 판권은 안낸다”고 했다.

△2편의 김광석 뮤지컬 개막 앞둬…흥행하나

김광석 부녀에 대한 재수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김광석 뮤지컬 2편도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서른 즈음에’(10월 20~12월 2일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와 ‘그 여름, 동물원’(11월 7일~2018년 1월 7일 한전아트센터)이다.

‘서른 즈음에’는 김광석의 음악만으로 오롯이 작품 하나를 꾸렸던 전작들과 달리 다양한 작곡가, 가수들의 노래들도 삽입했다. 성시경의 ‘처음’ ‘태양계’, 이적의 ‘나는 지금’, 자이언티의 ‘무중력’, 윤도현의 ‘오늘도 어제 같은 나는’ 등이다. 넘버들을 하나로 관통하는 이름은 강승원이다. 그가 작사·작곡한 주옥같은 명곡들이 무대를 채운다. 팍팍한 삶을 견디는 중년 현식과 1997년 꿈 많은 청년 현식의 이야기를 담는다. ‘히든싱어’와 ‘팬텀싱어’를 만든 JTBC의 조승욱 PD가 연출봉을 잡았다.

‘그 여름, 동물원’은 1988년 김광석과 그룹 동물원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국내 최고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실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거리에서’, ‘널 사랑하겠어’, ‘서른 즈음에’ 등 여전히 지금도 사랑받는 김광석의 노래들이 뮤지컬 넘버로 재탄생했다.

공연계 한 관계자는 “영화 ‘김광석’이 개봉 4주째인 23일 전날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3142명(영화진흥위원회)을 동원한 만큼 뮤지컬도 적지 않게 이슈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극의 스토리 라인은 다르지만 비슷한 노래, 창법, 복고와 향수라는 감성을 다룬 김광석 뮤지컬만 5편에 이른다. 자칫 관객이 식상해하고 피곤할 수 있다. 극의 탄탄한 구성 등에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25일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JTBC 뉴스룸에 나와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힌 서해순씨(오른쪽)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