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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악재될라…中·日보다 원화 변동폭 유독 컸다

글로벌 弱달러가 한·중·일 3국 통화에 미친 영향
원화, 北위협에 오르락내리락…경기 악재 가능성
북한이 지난 7월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시험발사 성공 소식에 기뻐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이웃나라인 중국과 일본의 통화에 비해 우리 원화의 변동성이 유독 커지고 있다. 최근 부쩍 잦아진 북한 리스크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환율이 방향성을 상실하며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 그만큼 경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달러화 대비 원화 ‘오르락내리락’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7월6일~9월11일 약 두 달간 달러화 대비 한·중·일 통화 가치를 나타내는 원·달러, 달러·위안, 달러·엔 환율은 모두 하락(원화·위안화·엔화 가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워낙 공고한 글로벌 달러화 약세 흐름이 동아시아 3국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두 달간 달러인덱스는 95.805포인트에서 91.879포인트로 4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다.

한·중·일 3국의 통화 가치는 일제히 평가 절상됐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57.4원에서 1131.9원으로 25.5원(2.2%↓) 내렸다. 달러·위안 환율은 달러당 6.7979위안에서 6.5378위안으로 0.2601위안(3.8%↓) 하락했고,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13.3엔에서 108.44엔으로 4.86엔(4.3%↓)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원화 가치가 가장 소폭 올랐는데, 이는 원화가 약(弱)달러 영향을 가장 덜 받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기간을 좁히면 얘기는 달라진다. 지난 7월 6~27일 약 15거래일간 따져보면, 원화가 44.6원(3.8%↓) 하락하는 동안 위안화는 0.0552위안(0.8%↓), 엔화는 2.03엔(1.8%↓) 각각 하락했다. 원화 가치 상승 폭이 위안화의 다섯배 가까이 됐고, 엔화의 두 배를 넘었다.

그 이후 원화 가치는 하락 흐름을 타다가, 다시 상승하기를 반복했다. 위안화·엔화 가치가 꾸준히 상승한 것과 달랐다.

원화만 왜 유독 오르락내리락 흐름을 보였을까. 전문가들은 입 모아 ‘북한리스크’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원화가 달러화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며 큰 폭 평가 절상된 가운데 갑작스런 북한 리스크로 인해 다시 절하되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6일~9월 11일 원·달러 환율은 1157.4원(7월 6일)→1112.8원(7월 27일)→1143.5원(8월 11일)→1120.1원(8월 28일)→1135.4(9월 6일) 등 급등락했다.

소재용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달러화 약세 때문에 위안화와 엔화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원화는 북핵 이슈 때문에 일관된 방향성을 보이지 못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변동성은 금융시장 불안으로 연결되고, 실물경제 측면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달러화 약세에 더해 국내 경기도 나쁘지 않아 원화가 평가 절상될 여지가 큼에도 북한 리스크로 인해 방향성을 상실했다”며 “외국인의 자금 유입은 확실히 제한되고, 국내 증시도 다른 신흥국에 비해 조금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월 6일~9월 11일 사이 원·달러, 달러·엔, 달러·위안 환율 변동 추이. 자료=마켓포인트


◇안전자산 위안화? 덜 안전한 엔화?

한편 최근 북한 리스크로 인해 위안화가 절상된 것도 주목받고 있다. 정 센터장은 “위안화 절상에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크게 개입된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화의 지위가 약해진 상황을 이용해 위안화가 안전하고 강한 통화라는 인식을 심어주려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新) 안전자산’으로 부상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중국은 관리변동 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개장 전 인민은행이 기준환율을 공표한다. 정부의 입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엔화의 경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을 피하기 어려워 절상 폭이 작았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