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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진영의 반격'…제4이동통신, 이번엔 성공할까

넥스컨텔레컴, IEEE가 미는 '차세대 와이파이(802.11ax)'로 도전준비
①와이파이로 통신의 안정감 줄 수 있나..2월 초 기술검증 시연회
②투자비 얼마나 줄일 수 있나..비면허, 면허 대역 활용
③그래도 인터넷…혁신서비스에 ‘기대감’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우리나라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외에 자체 통신망을 가진 제4이동통신이 필요한가.

기존 통신 시장에 ‘메기’를 넣어 통신비를 낮추려는 시도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있었지만 일곱 차례나 실패했다.

기술이나 서비스 혁신을 찾기 어려웠고 때문에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해서다. 자금 모집에 실패해 재무적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새 정부 들어서도 3~4개 기업이 제4이동통신 사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특히 인터넷 기술 진영의 반격이 시작돼 관심이다.

◇차세대 와이파이 기술로 ‘보편요금제 뛰어넘는 제4이통 만들겠다’

넥스컨텔레컴(대표 김협)이란 회사가 국제전기전자기술협회(IEEE)에서 발표한 차세대 와이파이(802.11ax, 2019년 초 표준 완성)로 5G 통신망을 기존 이통3사보다 저렴한 1조 원 내외로 구축하고 이를 통해 데이터 10GB를 2만 원대 요금제에서 제공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현재 이통3사의 데이터 10GB·음성 무제한 통화 상품은 월 6만5000원 정도(25% 요금할인 시 4만9000원 정도)이니, 최소 2분의1, 3분의1 이상 저렴하다.

월 2만 원에 데이터 1GB를 준다는 정부 주도 ‘보편요금제’와도 비교가 안 된다.

‘보편요금제’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정의당이 밀고 있지만, 민주당에서조차 정부가 직접 요금제를 설계한다는 점 때문에 ‘사회주의식 계획경제’라는 비판이 크다.

김협 넥스컨텔레컴 대표는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20대와 30대에게 알뜰폰이나 보편요금제는 대안이 되지 않는다”며 “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와 함께, 5G 표준을 주도하는 IEEE가 주도하는 차세대 와이파이(802.11ax)로 5G를 구축해 젊은이들의 통신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IoT 산업 생태계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기술적 논란은 없을까.

차세대 와이파이는 화웨이가 2014년 광동 심천에서 테스트한 바 있지만 셀룰러(통신업계)진영에선 5G 대표 기술로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광전이라는 유선회사 망 위에 차세대 와이파이를 얹어 5G 투자비를 줄이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김 대표는 “서버 시장에서 전 세계 개발자가 참여하는 개방적인 리눅스가 유닉스를 이겼듯이 5G 표준화도 IEEE가 주도하는 차세대 와이파이(802.11ax)가 3GPP의 5G 표준보다 앞서고 있다”며 “6G에선 양대 기술이 통합될 것이나 차세대 와이파이가 기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그는 한국 IBM,삼성SDS, 액센추어, 암닥스 등에서 경력을 쌓은, 통신보다는 IT 전문가다.

또, 직교주파수분할다중접속(OFDMA)·8x8 적응형 다중 사용자 MIMO(MU-MIMO) 같은 기술은 와이파이 진영이나 셀룰러 진영이나 모두 5G 핵심 기술로 활용한다.

김협 넥스컨텔레컴 대표
하지만, 차세대 와이파이를 둘러싼 논란이 없지는 않다.

①와이파이로 통신의 안정감 줄 수 있나

가장 큰 논란은 고속으로 이동 시 통화연결이 안정적으로 이뤄질까 하는 ‘핸드 오프(hand-off)’ 문제다. 일정한 서비스 품질이 보장될 까 하는 ‘QoS’에 대한 우려도 있다.

김협 대표는 “소프트웨어정의(SDN)기반의 오버레이 네트워크 기술 및 특허를 확보해 고속 이동시의 핸드오프 문제와 이동 단말의 QoS를 해결한 만큼 이동통신 서비스로 전혀 문제 없다”고 말했다.

넥스컨텔레컴은 이를 위해 관련 기술을 보유한 WIT라는 회사와 협업 중인데, 원천 기술은 옛 신세기통신에서 근무했던 전문가가 실리콘밸리에서 중국·인도인들과 함께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와이파이로 핸드 오프가 완전히 해결되는가는 2월 초 기술검증 시연회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②투자비 얼마나 줄일 수 있나

김 대표는 “해당 기술은 화웨이가 2014년 3월 광동 심천에서 세계최초로 10.53Gbps 속도를 구현(단말기 다운로드 기준 1Gbps)했을 정도로 속속 상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파수는 IoT용인 TV화이트스페이스와 비면허대역주파수(2.4GHz, 5GHz)도 동시에 쓰는데, 둘다 비면허 주파수라서 QoS 보장을 더 확실하게 하려고 2.5 GHz 면허주파수를 함께 쓰겠다”며 “이를 통해 한 개의 AP박스에 기존 와이파이(802.11af)와 차세대 와이파이(802.11ax)칩을 함께 넣어 투자비도 줄이고 각종 사물인터넷(IoT)기기의 망 이용료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차세대 와이파이는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로 움직이고 개방형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기존 통신3사의 투자비보다 훨씬 적게 든다”며 “기존 통신장비 대신 서버로 해결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차세대 와이파이가 3GPP 중심의 5G표준보다 얼마나 투자비를 줄일 수 있나의 문제는 이 기술로 제4이동통신이 될 경우 통신비를 얼마나 낮추는가와도 관련 있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위 관계자는 “5G에 적용되는 SDN은 코어망 일부이고 나머지 투자가 더 크다”고 밝히는 등 투자비 절감분(요금인하 여력)이나 기술적 안정성 문제가 완전히 검증된 건 아니다.

③그래도 인터넷…혁신서비스에 ‘기대감’

그럼에도 차세대 와이파이로 제4이동통신에 도전하려는 넥스컨텔레컴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통신기술은 인터넷(ALL-IP)화됐고 ▲인터넷 기술진영의 혁신이 통신산업의 혁신을 이끌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때문이다.

카카오톡에서 제공되는 모바일 인터넷 전화(m-VoIP)로 국제전화를 편하게 하는 세상이고, m-VoIP의 대중화는 국내 통신3사가 월 2만9900원에 음성전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우리가 올해 정부로부터 제4이동통신 사업권을 딴다면 네이버, 카카오, 아프리카TV 등의 캐시서버를 유치해 이들에게 지금보다 훨씬 저렴한 통신망 비용을 내고 서비스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4이통을 못따도 모바일 ISP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고 말했다.

차세대 와이파이란 기술이 제4이동통신에 전면 활용되지 않더라도, 통신망이 없는 국내 인터넷 기업이나 제조사들이 맞춤형 서비스(통신+인터넷+콘텐츠)를 하는데 도움을 줄 가능성은 여전해 보인다.

이를 테면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자사의 대리운전이나 주차장 찾기 서비스 등과 통신을 엮는 다양한 요금제 상품을 출시할 길이 열리는 것이다.

◇김협 넥스컨텔레컴 대표는…

한국IBM부지사장(금융·제조·장치 산업), 삼성SDS SI사업부장, 동이산업 대표이사, 한국SAP 삼성그룹 담당 본부장, 삼성 오픈타이드 COO, 한국IBM 아웃소싱사업 본부장, KT인포텍 사업총괄, 한국액센츄어 통신사업 담당 부사장,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 겸임교수, 한국 암닥스지사장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한국ICT총연합회 통신정책연구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넥스컨텔레컴을 지난해 12월 설립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학사, 경영전문대학원 MBA를 졸업하고, ‘한국 제4이동통신사업자의 성공을 위한 정책제언’으로 박사 학위를 땄다.